제172화
“지난번 연회에서 이미 네 어머니께 분명히 말했어. 지난 일은 다 없었던 걸로 하고 앞으로는 남처럼 지내자고.”
고지수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단호하게 말을 이었고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그러니 경찰에 신고하는 게 맞아. 그래야 억울하게 누명 쓰는 일도 없을 거야. 혹시 네 어머니가 아니라면 더 확실해지잖아.”
노민준은 고지수의 단호한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음은 고지수의 편에 서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고지수가 신고해 어머니가 경찰에 잡혀가는 걸 두 눈 뜨고 볼 수도 없었다.
“지수야, 이 일은... 우리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보면 안 될까?”
“더 말해 볼 것도 없어.”
고지수는 그대로 휴대폰을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올 때까지 너희 둘은 이 방에서 나가지 마. 괜히 어머니한테 연락이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말은 차분했지만 사실상 미리 길을 막아둔 것이었다.
그때 노재우가 고지수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엄마, 저는 엄마 편이니 어디든 안 갈 거예요. 할머니가 저를 이용해서 엄마 괴롭힌 거... 저는 절대 할머니 용서 안 해.”
고지수는 대꾸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고지수의 차갑고 단호한 태도 더는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경찰은 장 아주머니보다도 먼저 도착했다.
간단한 진술을 받고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받아 든 뒤 자리를 떴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나자 노민준은 꾹 눌러온 화를 끝내 터뜨리고 말았다.
“이제야 속이 시원해?”
고지수는 싸늘하게 눈길만 던졌다.
“네가 화를 내는 건 이해해. 하지만 여기까지 할 필요가 있었어? 우리는 그래도 오랜 세월 한집 식구였잖아.”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노재우가 아빠를 주먹으로 쳤다.
“왜 엄마한테 화내? 아빠 나빠!”
노민준은 노재우를 떼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게다가... 그래도 내가 널 구해낸 건 사실이잖아.”
옆에서 장민영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 작은 만둣국을 퍼서 고지수 앞으로 내밀었다.
고지수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네 어머니가 손대지 않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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