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고지수는 멍해지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방금 심 대표님이 뭐라고 했지? 내가 잘못 들은 것일까?’
심동하는 마치 아무런 방비도 없는 작은 동물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이렇게 제안한 이유를 설명할게요. 우선, 앞서 있었던 게이 루머 때문에 나는 이를 완전히 설명해줄 여자가 필요해요. 그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멀리할 수 있는 핑곗거리가 필요한 거죠.”
합리적인 이유였다.
“그런데 왜 하필 저예요?”
심동하는 책상 위 사진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이 사진 때문이죠. 전에 어머니께서 지수 씨와 저에 대한 루머를 퍼뜨린 상태라 당신보다 더 적합한 사람이 없어요. 또 제일 편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셈이죠. 이 기간에 지수 씨와 지내면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는데 뒤에서 뒤통수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수 씨라면 저도 안심이 되는 거죠.”
심동하의 목소리는 가볍고 차분했으며 회의에서 데이터를 분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복이 없었다.
고지수 마음속에 있었던 미묘한 생각들은 심동하의 이성적인 분석에 따라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 상황을 해결한다는 관점에서 심동하의 제안을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녀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
심동하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제안했다는 걸 알아요. 생각할 시간을 줄게요. 이건 제가 작성한 계약서 초안인데 지수 씨에게 주는 보장이라고 생각하세요.”
심동하는 책상 위 서류 더미에서 문서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넸다.
고지수가 열어보니 결혼 계약서였다. 대충 두세 장 넘기며 본 조항들은 모두 그녀에게 유리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조항이 눈에 띄었다.
계약 기간 내 양측은 모두 연애를 할 수 없다고 명확히 적혀 있었다.
심동하는 그들의 ‘결혼’을 최대한 사실처럼 만들고 싶었다.
“가져가서 천천히 살펴보셔도 좋아요. 다만 가능한 한 빨리 답변을 주었으면 해요.”
“네, 제가 잘 읽어볼게요.”
고지수가 서류를 가지고 돌아와 계약 조항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내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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