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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회랑을 스쳐 가는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그 순간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고지수는 고개를 홱 돌려 심동하의 시선을 피했다. 심동하는 고지수의 발갛게 달아오른 귓불에 머물던 시선도, 미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도 들키지 않았다. 심동하는 고지수와 노재우를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 사이 경찰에 연락해 아이가 스스로 도망쳐 나와 그들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검사 결과에 따라 내일이면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심동하가 말했다. “이미 확보한 자료는 변호사한테 보냈어요. 내일 아침에...” 말끝을 흐르며 고개를 돌린 그가 뒷좌석에서 나란히 잠든 두 모자의 모습을 보았다. 가슴속이 전에 없던 평온함으로 가득 차올랐고 그는 속도를 줄이고 차를 한결 부드럽게 운전했다. 고지수는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에 눈을 떴다. 순식간에 반쯤 꿈속이던 정신이 또렷해졌고 눈을 뜨자마자 맞닥뜨린 것은 심동하의 눈동자였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먼저 입을 연 건 심동하였다. “제가 언제까지 이렇게 안아야 내려올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둘이 제법 무겁거든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고지수는 그제야 자기 품에 아직 노재우가 안겨 있다는 걸 깨달았다. “힘이 참 세시네요.” 심동하가 그녀를 내려놓으며 툭 내뱉었다. “지수 씨만 안으면 괜찮은데 재우까지 합치니까 무겁네요. 도대체 뭘 먹고 이렇게...” 그는 고민하다가 마침내 한 단어를 뱉었다. “튼튼하게 자랐대요.” 고지수는 순간 고개를 끄덕였고 딱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늘 안아줄 때는 몰랐는데 한동안 안아보지 않았더니 정말 무겁게 느껴졌다. “저한테 넘기고 지수 씨는 약 챙겨요.” 심동하가 노재우를 그녀 품에서 받아 안았고 고지수는 약봉지를 챙겨 함께 위로 올라갔다. 문을 열어 준 장민영은 순간 얼떨떨했다. 마치 한 가족이 돌아온 듯 착각할 뻔했기 때문이다. “재우를 찾은 거예요?” “네.” 고지수가 짐을 내려놓으며 아이를 받으려 했지만 심동하는 그대로 안고 있었다. “할 말이 있으니 거실에 눕혀요. 깨어나서 지수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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