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심동하가 고용한 김 변호사가 노민준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노민준은 마음속에서 이미 자신과 고지수 사이에 사형 판결을 내려버렸다.
김 변호사는 차분하게 자신의 의도를 밝혔고 수를 꺼내보기도 전에 노민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는다면 그쪽에서도 많은 수고를 덜 수 있고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김 변호사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었으나 마음속엔 경계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노민준은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고지수를 만나게 해 주세요.”
잠시 할 말을 잃은 김 변호사였다.
이 조건은 어렵다고 하면 어렵고, 쉽다고 하면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건 곧 그의 업무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잠시 저울질을 하다가 먼저 심동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다른 말은 없었어?”
심동하의 미간이 깊게 찌푸러졌다.
“없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표정이 더욱 어두워진 심동하를 보며 김 변호사는 자신의 밥그릇이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 들어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다른 말이 없었다면 회사 회의실에서 만나게 하지.”
“네.”
김 변호사는 고지수에게 노민준의 말을 전하며 정보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고지수에게 노민준과 회사에서 만나는 게 좋다고 건의했다.
고지수는 동의했고 김 변호사는 노민준에게 고지수가 회사에서 만나길 원한다며 전해줬다.
선택지가 없었던 노민준은 내키지 않았지만 받아들였다.
약속보다 먼저 회사에 도착한 고지수는 노재우도 데리고 왔다. 며칠 동안 노재우는 그녀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민준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아이를 데려갈 수는 없었고 노재우 역시 노민준을 만나길 거부했다. 오히려 심동하의 손을 꼭 붙잡으며 그 곁에 남겠다고 했다.
고지수는 심동하의 눈을 바라봤고 그의 의사를 묻는 듯했다.
“난 괜찮으니 다녀와요.”
사무실 물건들을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노재우에게 당부하며 고지수는 사무실을 나갔다.
노민준은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불안한 듯 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