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화
심동하의 낮게 깔린 위협적인 목소리에 노민준은 비로소 자기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를 깨달았다.
그는 즉시 고지수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 역겨움 가득한 표정을 본 순간 목덜미가 살짝 떨렸다. 그는 심동하를 밀쳐내고 사지를 함께 써서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지수 쪽으로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지수야, 나... 미안해. 방금은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고지수는 마치 괴물을 마주한 듯 연신 뒤로 물러서며 피했다.
심동하의 동작도 빨랐다. 노민준이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디디기도 전에 이미 앞에 서서 길을 막았고 마치 산처럼 당당히 고지수의 앞을 가로막았다.
고지수는 심동하의 너른 등을 바라보았다.
똑같이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이었지만 노민준이 그녀에게 준 것은 정면이었고 심동하가 준 것은 등짐이었다.
그의 등은 넓고 든든하여 특별히 안전감이 느껴졌다.
심동하가 말했다.
“지수 씨가 더 싫어하게 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노민준은 포기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고지수를 바라보려 했지만 심동하가 그녀 앞에 막아섰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단념하고 몸을 돌리다가 방금 자기를 도우려 했던 웨이터를 보았다.
웨이터 얼굴에 선명하게 드러난 경멸의 눈빛은 마치 칼처럼 그의 가슴을 찔렀다. 그 눈빛은 마치 어떻게 이런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냐고 묻는 듯했다.
노민준의 분노는 마침내 분출구를 찾았다.
“뭘 봐?”
웨이터의 얼굴빛이 순간 굳어졌다. 그는 허둥지둥 시선을 피하며 속으로 탄식했다.
‘진짜 재수 없네! 예의 없는 미친놈을 만났어.’
심동하는 몸을 돌려 고지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가요.”
“네.”
대답을 한 고지수는 자리를 뜨기 전 마지막으로 노민준을 향해 살기등등한 눈빛을 던졌다. 이내 심동하의 손을 걱정스럽게 살폈다.
“손은 괜찮아요? 한번 봐드릴까요?”
‘동하 씨가 주먹을 휘두르다니. 게다가 두 번이나.’
그녀는 매우 놀랐다.
심동하의 손은 상당히 겁나 보일 정도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심동하는 손을 들어 유심히 살펴보더니 진지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