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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고지수는 2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어요.” “내 도움이 필요 없어요?” “원한다면 도와줘도 돼요.” 고지수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녀 본인이 하는 것과 심동하가 할 수 있는 것은 달랐기에 이 좋은 기회를 남에게 떠넘겨줄 생각은 없었다. 심동하가 웃음을 터뜨렸다. “알겠어요.” 고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해진 방안에 미묘한 어색함이 감돌자 고지수는 차마 심동하와 눈을 마주치기도 어려웠다. “더 할 말 있어요?” “없어요.” “이걸 물어보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고지수는 휴대폰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심동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그 핑계로 얼굴 보려고요.” 고지수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더더욱 심동하를 쳐다보지 못했다. “할 일도 많을 텐데...” “보고 싶어 하면 안 돼요?” 이 질문에 고지수는 말문이 막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심동하는 고지수를 잠시 바라보다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네.” “그 여자 일은 빨리 해결하겠지만 그래도 평소에 조심해요.” 악의는 항상 어두운 구석에 모습을 감추고 있기에 눈치를 챘을 땐 대부분 이미 늦었다. “알겠어요.” 심동하가 짧게 대꾸하며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 “긴급 연락처에 내 번호 저장해요.” 고지수가 휴대폰을 꺼내 심동하가 보는 앞에서 설정을 마친 뒤에야 그는 자리를 떠났다. 그가 간 지 얼마 안 되어 심민지가 돌아와 방 문을 열고는 슬쩍 안을 살폈다. “갔어?” “응, 이미 갔어.” “좀 더 있으라고 하지. 심 대표님이 그 여자 어떻게 한다고 안 했어?”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았어.” 심민지가 고지수를 붙잡으며 말했다. “그럼 심 대표님이 손을 쓰기 전에 우리도 서둘러야 해. 늦어서 사람 다 가버리면 욕도 못 하니까.” “...” 일리 있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다. ‘얘는 어떻게 머리가 이렇게 빨리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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