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고지수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살짝 고개를 돌려 뒤쪽에서 작게 얘기하는 몇 사람을 쳐다봤다.
“가둔 게 뭐가 어때서? 누가 그렇게 얄밉게 굴래? 걔네 아빠 아무 능력도 없잖아. 그냥 와이프 말만 듣고. 심씨 성이 아니었어도 집에서 그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근데 오늘은 할아버지랑 같이 왔잖아.”
“그게 뭐 어때서? 걔네 할아버지가 걔한테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말하던 여자가 주위를 살피며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
“게다가, 걔는 날 못 봤잖아. 그럼 내가 무서워할 게 뭐가 있어?”
“대단한데?”
상대방이 낮게 웃었다.
비서는 고지수가 전부 들었다는 걸 알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지시를 기다렸다.
고지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가보죠.”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따라나섰다.
화장실 두 곳을 돌아봤지만 채세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비서가 조심스레 말했다.
“심 대표님께 연락드려서 세리 아가씨한테 전화해 보는 게 어떨까요?”
고지수가 고개를 저었다.
“하나만 더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그때 동하 씨한테 말하죠.”
“알겠습니다.”
고지수는 말을 마친 뒤, 화장실로 들어섰다.
모든 칸의 문이 열려 있었지만, 단 한 칸만이 밖에서 잠겨 있었고, 그 안쪽 바닥엔 물이 흥건히 번져 나와 있었다.
고지수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채세리의 목소리가 나왔다.
“뭐야? 아직도 안 끝났어? 더 할 짓거리 남았으면 다 해봐!”
고지수는 잠시 조용히 서 있었다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세리 씨, 나예요. 고지수.”
이 말에 안쪽은 한동안 고요했다.
“괜찮아요? 제가 사람 불러서 문 열게요.”
고지수는 바닥의 물을 보며 말을 이었다.
“깨끗한 옷 필요해요?”
그러나 여전히 아무 대답도 없었다.
고지수는 묵묵히 기다렸다.
비록 몇 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대충 채세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아마 지금, 도움을 청할지 말지 마음속에서 갈등하고 있을 테지.
잠시 후, 안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직 있어요?”
“네.”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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