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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노민준은 꼭 무언가가 심장에서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피인 걸까? 그래야 몸이 점점 차가워지는 이 상황이 설명되니까. 지나치게 낯설고 또렷한 감각에 노민준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조용한 가운데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은소희였다. “걔 정말 우리 민준이랑 이혼할 생각이래? 정말 미쳤구나? 우리 아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민준이 곁을 떠나면 지금껏 누려온 삶은 다 잃게 되는데 그래도 좋대? 민준이나 되니까 걔를 받아줬지 다른 애였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은소희가 히스테릭한 말을 내뱉으며 급기야 주먹으로 의자를 퍽퍽 쳤다. 박주경은 은소희에게서 시선을 돌려 노민준을 바라보았다. 예상외로 노민준은 큰 감정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누가 보면 고지수와 결혼한 게 민준이 엄마인 줄 알겠네.’ “걔 지금 어디래?” “그만해.” 노민준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은소희가 되물었다. “그만하라고. 이건 나랑 고지수 일이야. 그러니까 엄마는 더 이상 참견하지 마.” “너 설마 이대로 이혼해 줄 생각이야?” 노민준이 입을 닫았다. “네가 지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 하지만 재우 엄마잖아. 너는 네 아들을 엄마 없는 애로 만들고 싶어?” “나가.” 은소희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노민준을 바라보았다. “지금 나한테 나가라고 한 거야?” 노민준이 무서운 눈빛으로 은소희를 쏘아보았다. “나가.” 은소희는 아들의 태도에 서럽기도 하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이러는 게 다 누구 때문인데! 어떻게 네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보다 못한 박주경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토닥였다. “일단 나가시는 게 좋겠어요.” 은소희는 씩씩거리며 가방을 챙기더니 화가 났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박주경은 그녀를 보낸 후 다시 노민준을 바라보았다. “네가 입원한 것 때문에 예민해지셔서 그런 거니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노민준이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너도 나가. 혼자 있고 싶어.” “그래, 무슨 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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