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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엄밀히 말하면 네뉴파르의 한 부분을 따온 작품이었다. 여수민이 스패출러로 표현해낸 번짐은 층위가 깊었고 위에 올린 잎사귀와 수련은 인상파 특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물결 위에 비친 반사광의 느낌까지 살려낸 걸 보면 정말 예쁜 케이크였다. 김미숙이 감탄했다. “와... 너무 예뻐서 먹기가 아깝다. 이걸 영원히 보존할 수 있으면 집에 전시해놓고 매일 보고 싶네.” 허혜화도 다시 한번 감탄스러운 눈으로 여수민을 바라봤다. 아까 작업실에서 본 작품을 떠올리며 친구의 제자를 빼앗고 싶은 마음이 아주 살짝, 진짜로 생겨났다. 물론 오랜 친구인 김미숙 성격을 아니까 그랬다간 정말 한바탕 난리가 날 수도 있겠지만. 허혜화가 천천히 여수민에게 말했다. “수민아, 너... 혹시 내 제자로 올 생각 있어? 나는 아직 제자가 없거든. 오면 바로 수제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성은이 그녀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 “엄마, 우리 이모한테서 제자 뺏어가지 마요. 이모가 얼마나 힘들게 받은 제자인데요. 봐요, 이모 벌써 초조해하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손바닥을 꽉 쥐고 있었다. 허혜화는 난감하게 웃었다. “네가 어릴 때 그림을 좀 성실하게 배웠으면 내가 직접 가르쳤지. 넌 삼일 열정이었잖니. 기본기가 엉망이라 내가 가르쳐도 안 됐어. 이제 와서 배우겠다고 해도 난 싫다. 나도 내 기술을 잇는 제자가 필요하거든. 네 이모가 정말 부러워.” 심성은은 억지로 미소 지었다. “미대는 1년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뽑잖아요. 제자 찾는 게 뭐 어렵다고... 그리고 엄마랑 이모랑 화풍이 달라요. 수민 씨가 괜히 섞이면 오히려 그림만 망칠 수도 있죠.” 그 말엔 일리가 있으니 허혜화는 더 말하지 않고 여수민에게 미소만 지어 보였다. 김미숙은 우아하게 눈을 굴렸다. “제자를 뺏어가려면 일단 나한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 잊지 마?” 여수민의 심장은 쿵쿵 뛰었다. 오늘 그녀에게 무슨 복이 터진 걸까. 어떻게 허혜화와 김미숙 두 사람 모두에게 이런 칭찬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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