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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케이크 시트는 뭐로 만든 거예요? 계란 거품 제대로 안 잡히거나 재료 품질이 떨어지면 우리 엄마는 한 입 먹고 더 이상 안 드실 텐데.” 여수민은 또다시 공격받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고개를 들면 심성은은 다정한 표정에 말투는 언제나처럼 부드럽기만 했다. 게다가 여수민은 말도 못 하고 휴대폰을 꺼내기에도 타이밍이 애매했다. 대답을 피하기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조심스럽게 한 조각 잘라 옆에 두고 핸드폰을 가지러 몸을 돌리려던 순간 심성은이 갑자기 소리쳤다. “아!” 급히 돌아보자 정성 들여 만든 케이크가 그대로 엎어져 바닥에 처참하게 쏟아져 있었다. 그림은 순식간에 알아볼 수 없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분홍, 초록, 파랑, 흰색이 뒤섞여 엉망진창이었고 포도와 망고는 복숭아 잼 사이에 뒤엉켜 있었다. 여수민은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녀는 아까워서 급히 쭈그리고 앉아 어떻게든 주워 담으려 했다. 심성은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 눈빛은 어쩔 수 없이 서운함을 머금고 있었다. 심성은은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살짝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민 씨, 그렇게 보지 마요. 수민 씨가 방금 돌아설 때 건드린 거잖아요. 내가 그런 거 아니에요.” 여수민은 잠깐 멍해졌다. ‘난 접시 근처를 스친 적도 없는데.’ 심성은은 같이 쭈그리고 앉아 돕는 척하며 말했다. “아깝다... 정말 예뻤는데.” 그때서야 김미숙과 허혜화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은 화집을 보느라 앞쪽 얘기에 신경도 못 쓰고 있었다. 그들은 케이크가 망가진 걸 보고는 단순한 실수라고만 생각했다. “아이고, 아까워라. 내 제자가 직접 만든 건데.” 김미숙은 속상한 듯 말했다. “너희들 너무 조심성이 없구나. 고생해서 만든 걸 이렇게 버리면 어떡해.” 심성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마 제가 부주의했나 봐요. 괜찮아요. Time에서 다른 케이크 보내달라고 할게요. 다음에 수민 씨가 다시 만들면 되죠.”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치우고 있던 여수민은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됐어, 조금 남았잖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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