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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그 문제는 그에게 마치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하준혁은 조용한 여수민을 좋아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조금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었다. 항상 여수민이 글을 다 치기를 기다렸다가 읽고 또 답하고, 그 과정이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었다. ‘말을 할 수 있으면 더 편할 텐데.’ “지원이 필요하면...” 하준혁이 일부러 말끝을 느리게 흘리자 여수민은 깜짝 놀라 두 손을 저었다. 그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농담입니다. 김 교수님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분은 돈이 남아돌아서 쓸 데를 못 찾습니다.” 부담스러웠던 마음이 그 가벼운 농담 한마디에 스르르 풀렸다. 여수민은 살짝 웃으며 필요 없다고 적어 보였다. 마침 신호가 빨간불이라 하준혁은 대놓고 여수민을 바라보았다. 볼 옆에 살짝 패인 보조개까지 뚜렷하게. “자꾸 보니까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군요. 우리, 예전에 만난 적 있습니까?” 하준혁의 눈빛은 너무도 진지해서 여수민은 그게 작업 멘트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준혁은 가볍게 웃으며 다시 시동을 밟았다. “아. 생각났다. 내 카카오톡 프로필 닮았네.” 여수민은 즉시 책상 위에 놓인 그 고양이를 떠올렸다. 동글동글하고 통통한 몸, 웃는 눈, 한쪽 팔은 들고 다른 한쪽은 커다란 금덩이를 안고 있었는데 그녀와 어디가 닮았다는지...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정말 그 고양이였으면 좋겠어. 금덩이를 안고 있잖아. 그러면 돈을 쓰고 싶은 만큼 쓸 수도 있을 테고.’ 하지만 현실의 그녀는 돈 모아야 마음이 놓이는 햄스터일 뿐이었다. 차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20분 정도 지나 차가 식당 앞 광장에 도착했다. 방학이라 손님은 많지 않았다. 여수민은 2층 창가 자리, 반쯤 가려진 가벼운 병풍이 있는 테이블을 골랐다. 답답하지도 너무 개방적이지도 않은 자리라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하준혁은 적당히 메뉴 몇 개를 주문했다. 둘 사이에는 딱히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하준혁은 여수민을 천천히 바라보았고 여수민은 최대한 태연한 척 창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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