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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남들이 뭐라든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하준혁이 눈썹을 올렸다.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랑 장난치고 떠드는 것도 아무렇지 않습니까?” 여수민은 젓가락을 살짝 멈추었지만 결국 다시 고개를 저었다. 하준혁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억지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여수민의 얼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데 애써 굴지 않으려는 그 모습이 하준혁 눈에는 그저 시들해 보였다. 이렇게 둘의 저녁 식사는 맛도 분위기도 없이 흘러갔다. 뒤쪽 테이블의 남민우 일행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진서하는 은근히 놀림을 당해 속으로 꽁해 있었고 한 번 참긴 했지만 결국 성질을 못 이기고 젓가락을 탁 내려놓으며 짜증을 냈다. “맛없어, 다른 데로 가자.” 그들은 한 상 가득 시켜 놓고도 거의 손도 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진서하는 계산까지 끝내고 차 가져왔으니까 좋은 데 구경이나 하자며 나섰다. 안원호와 석호성은 별 의견 없었지만 남민우는 그런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아무리 권해도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 진서하는 삐쳐서 눈시울까지 붉어졌고 결국 남민우를 내버려둔 채 둘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남민우는 텅 빈 자리를 보며 계속해서 여수민에게 문자와 영상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답이 없었다.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 그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서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반쯤 가던 길에 다시 돌아와 먹지 않은 요리 몇 가지를 포장해달라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남민우가 식당을 완전히 떠난 뒤, 하준혁도 조용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집까지 데려다줄까요?” 어차피 여기 앉아 있어도 밥맛도 없고 더 먹을 마음도 없었다. 여수민은 한 입 씹는 데 한참이 걸렸다. 정신이 온전히 딴 데 가 있었고 억지로 눈물만 참아내는 얼굴이었다. 커다란 눈은 생기가 하나도 없었다. 몸은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사람처럼. 하준혁은 그 모습이 못마땅해 표정이 어두워졌다. 여수민은 고개를 들어 거절하려다 결국 분위기를 살피고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하준혁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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