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여수민은 눈을 비비며 답장했다.
[개강 전에 일거리를 좀 더 많이 받고 싶어서.]
잠시 후, 조연희가 답장했다.
[너무 무리하지 마. 아, 맞다, 수민아, 같이 놀이공원 가서 놀면서 스트레스 풀지 않을래?]
이건 새로운 친구가 처음으로 놀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분명 승낙했을 테지만, 지금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완곡하게 거절했다.
[나중에 해도 될까? 내가 요즘 좀 바빠서.]
조연희는 곧바로 이해하고 물었다.
[수민아, 너 돈이 부족하지! 내가 아는 너는 그림이 안 그려지면 차라리 일거리를 안 받지, 이렇게 그림을 그리지 않거든. 물론 못 그렸다는 건 아니지만, 예전보다 좀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아...]
여수민은 이 몇 줄의 글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져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잠시 진정했다.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다.
조연희도 이렇게 물어본 이상, 여수민은 숨기지 않았다.
[집에 일이 생겨서, 등록금이랑 생활비를 부모님께 드렸어. 이제 이번 학기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해.]
조연희는 마침 집에서 강아지를 안고 과일을 먹으며 TV를 보고 있었다.
화려하고 호화로운 인테리어 속, 소파에 누운 그녀는 중세 시대의 공주처럼 보였다.
여수민의 답장을 본 조연희는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있던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며 돈을 달라고 했다.
“아빠, 돈 주세요.”
그 말에 조대성은 웃으며 돈을 이체해 주었다.
“200만 원은 부족해요.”
그림을 배우는 건 매우 비쌌다.
“200만 원 더, 아니, 400만 원 더 주세요!”
조대성은 조연희를 흘겨보았다.
“네 아빠가 갑부이긴 하지만, 너처럼 쓰면 감당할 수는 없어!”
그는 투덜거리면서도 묻지도 않고 돈을 이체해 주었다.
조연희는 조대성의 대머리에 뽀뽀하고 망설임 없이 이 돈을 여수민에게 송금했다.
여수민은 잠시 멍해졌다가 서둘러 거절했다.
[괜찮아, 연희야, 내가 너한테 이런 말을 한 건 돈을 빌리고 싶어서가 아니야. 나 혼자서 충분히 벌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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