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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여수민은 그림을 그리다가 힘이 빠져 붓을 내려놓고 무릎을 감싸안은 채 바닥에 웅크려 앉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둠 속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휴대폰이었다. 여수민은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집었고 발신자는 예상밖으로 양어머니인 안희설이었다. [수민아, 너 돈 있니? 며칠 전에 집에 일이 생겼는데, 네 아빠가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어. 하지만 엄마 생각엔 너도 가족의 일원이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아빠 엄마가 허리띠 졸라매고 그림 공부 시켜줬잖아, 너를 입양한 은혜에 보답할 때가 온 것 같네.] 여수민은 황급히 되물었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안희설이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네 아빠 가게가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대. 왜 올해 이렇게 엄격하게 조사하는지 모르겠어. 예전에는 적당히 봐주면서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벌금뿐만 아니라 가게 문까지 닫게 됐어. 네 아빠가 사람을 많이 찾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대. 그 사람들도 규정대로 처리해서 할 말이 없어. 하, 그것뿐만 아니라 네 아빠 가게에 있는 부품 재고 중에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까지 조사받게 됐어. 이거 배상금이 꽤 나올 것 같아...] 그 말에 여수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엄마, 제가 전에 엄마랑 아빠한테 말씀드렸잖아요. 가전제품 수리점은 소방과 부품 안전이 정말 중요하니까, 아빠한테 가게 정리 좀 하라고 했는데 왜 안 들으셨어요? 그리고 그 부품 재고는 왜 공장 말대로 폐기하지 않은 거예요?] 안희설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얘, 다른 이유가 있겠어? 돈 좀 더 벌려고 그랬지! 가게 정리하려면 그 많은 물건을 어디에 쌓아두니? 부품도 이미 들여왔고, 불량품도 아니고 사용할 수 있는데 왜 폐기해? 네 그림 공부에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네 아빠가 이런 위험을 감수했겠어? 더 말하지 마. 어찌 됐든 우리가 규정을 위반한 거라 따질 수 없으니 벌금을 내야 해. 너 돈 있으면 일단 보내줘. 네 아빠는 속이 너무 타서 입술에 물집까지 잡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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