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여수민은 말도 못 할 텐데, 왜 계속 전화하는 거야?’
하준혁은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는 옆자리의 여수민을 흘끗 보더니 수신 버튼을 눌렀다.
“수민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지만 초조함과 간절함으로 가득했다.
하준혁은 웃으며 말을 끊었다.
“여수민은 너무 피곤해서 자고 있어요.”
기묘한 침묵 뒤에는 남민우의 거칠고 고통스러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준혁은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여수민이 깨어난 것을 보았고 멍하니 눈을 비비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그는 휴대폰을 돌려주며 친절하게 말했다.
“남자 친구가 자꾸 전화하길래, 혹시 급한 일일까 봐 받았어.”
깜짝 놀란 여수민은 서둘러 휴대폰을 낚아챘고 어떻게 남의 전화를 함부로 받을 수 있냐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민우 오빠가 무슨 말 안 했겠지?’
여수민은 속눈썹을 떨며 휴대폰을 열었고 메시지 몇 개를 발견했다.
헤어지던 날, 남민우는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고 다시는 진서하와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그녀 앞에서 다 삭제하고 차단했다.
하지만 여수민은 그의 마음이 이미 밖에서 돌고 있어서 집으로 돌아와도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온전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민우는 매일 카톡을 보내고 영상 통화를 시도했지만 여수민이 방해 금지 모드로 해놓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다.
그러다 오늘은 하준혁이 전화받았다.
여수민은 굳은 얼굴로 메시지들을 대강 훑어보았고 여전히 용서를 구하고 관계를 되돌리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휴대폰을 끄고 하준혁에게 문자로 고맙다고 말했다.
[하준혁 씨, 저 집에 도착했어요. 이제 바쁘신 일 보세요.]
하준혁은 조용히 다시 한번 욕설을 퍼부었다.
“배은망덕한 것.”
‘자기가 나한테 얼마나 빚졌는지 기억은 하나?’
여수민은 손잡이를 꽉 쥐었다가 부끄러운 듯 손가락을 오므렸다.
하준혁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꼭 약 챙겨 먹어. 들어가.”
여수민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고 차 문 잠금장치가 풀리자마자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대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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