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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다음 날, 여수민은 일어나자마자 몸이 한결 편안해진 것을 느꼈다. 어제처럼 충분히 잠을 잔 덕분에 기운이 좀 났다. 그래서 일어나 씻고 밥을 지어 먹은 뒤 약도 챙겨 먹었다. 여수민은 짐을 챙긴 후 화실에 가서 열심히 작업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래층에 도착하자 발걸음이 멈췄고 좋았던 기분은 다시 먹구름에 의해 가려졌다. 남민우가 아래층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막아서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남민우가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분명 울었고 눈이 부어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매우 초췌했다. 남민우는 그녀를 막아설 용기는 있었지만 선뜻 다가갈 용기는 없었다. 그는 움직이려다가 여수민의 차갑게 굳은 작은 얼굴을 보고 가슴이 바늘에 찔린 듯 아팠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끝없는 후회와 자책, 그리고 단호하게 이별 통보를 받아 당황스러움과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제 일까지 더해졌다...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남민우는 깊이 사랑했던 여자가 서둘러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 리가 없다고 믿었기에 그 남자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와보니 남민우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신했다. 만약 무슨 일이 있었다면 여수민은 자기 집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여수민은 고개를 숙이고 그를 무시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마음이 약해질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수년간의 감정은 거짓이 아니었고 남민우의 뉘우침도 연기가 아니었다. 어쩌면 한순간 마음이 흔들리고 동요하는 것은 단지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다. 여수민은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남녀 관계에 대한 게시물을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결혼은 결국 다 그런 식이라고 말했다. 순수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이익을 위한 싸움만이 있을 뿐이며 누구든 시간이 지나면 초심을 잃게 될 거라고 했다. 자신의 조건에서 인품이 믿을 만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남자 친구가 있다면 소중히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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