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진초연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얼굴에 깊은 미소를 띠었다.
성지영은 깜짝 놀랐다. 그 눈빛은 그녀가 진초연을 계략에 빠뜨리려 할 때의 얼굴과 똑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그렇게 악독한 사람이었는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직원이 진초연의 지시에 따라 주방에서 커다란 통에 담긴 얼음물을 밀고 나왔다.
진초연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성지영은 그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벌벌 떨면서 망설이며 들어가지 못했다.
진초연은 팔짱을 낀 채 비웃었다.
“왜? 나를 얼음통에 밀어 넣을 때는 이렇게 망설이지 않더니. 내가 도와줄까?”
말이 떨어지자마자 두 여자가 다가와 성지영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
“잠깐, 너희들이 왜?”
성지영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를 제압한 사람들은 바로 그날 진초연을 함께 혼내주던 ‘좋은 친구'들이었다.
“처음부터 네가 거슬렸어. 늘 거만하게 굴었잖아. 우린 자진해서 합류한 거야.”
“볼품없는 왕관을 쓴 주제에 진짜 공주인 줄 알았지? 뻔뻔한 년.”
“우릴 함부로 부려 먹을 때는 이런 날이 올 줄 몰랐겠지, 성지영!”
차르륵.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성지영은 얼음물에 쑥 떠밀렸다. 찬물이 바늘처럼 순간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찔렀고 촘촘한 통증이 밀려왔다.
목이 조여 숨이 막혀서 말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
오직 필사적으로 몸부림칠 뿐이었다.
한 시간 내내 성지영은 창백한 얼굴로 눈조차 뜨지 못했다.
물에 빠진 개처럼 바닥에 내팽개쳐진 모습이었다.
그녀는 절망적으로 얼어붙은 몸을 껴안은 채 고개를 들고 물었다.
“이제 됐어?”
진초연은 무심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말이 끝나자 누군가 화살 하나를 가져왔다.
성지영의 동공이 커지며 덜덜 떨리는 몸으로 기어오르듯 진초연 곁으로 다가갔다.
“안 돼, 안 돼.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할게!”
진초연은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화살을 들어 굳어있던 성준수에게 건넸다.
“실력이 꽤 괜찮던데? 받아.”
성지영이 고문당할 때 성준수는 눈을 감고 답답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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