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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폭발음이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 뜨겁게 달궈진 파편들이 살점 속으로 박혔다. 진초연은 손이 부러지고 피가 콸콸 흘러나왔다. 살점마저 뒤집혀 있었다. 그녀는 검게 그을린 땅에 엎드린 채 도움을 청할 힘조차 없었다. 오직 절망적인 정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성준수는 성지영을 데리고 겨우 안전한 곳까지 도달했다. 고개를 돌리자마자 뒤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그는 순간 얼어붙었다. 뒤에 펼쳐진 불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달려가려는데 성지영이 그의 팔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 “안 돼, 준수야. 그 여자는 이미 죽었어. 너까지 죽게 둘 순 없어.” “꺼져!” 성준수가 성지영에게 처음으로 내뱉은 거친 말이었다. 눈빛에는 잔혹함이 스쳤다. 성지영은 놀라서 울먹이며 소리쳤다. “오빠가 가면 난 죽어버릴 거야.” 목이 터지라 외쳤다. “오빠!” 마침내 성준수가 이성을 되찾았다. 그는 극도의 고통 속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헤집으며 입술 사이로 절망적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초연아!” 한 시간 후, 성준수의 부하가 공장에서 나와 그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공장에서 발견된 건 시체 한 구뿐입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순간, 성준수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밀려오는 슬픔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때 경호원이 계속 설명했다. “시체는 남자입니다. 납치범일 가능성이 높고 진 비서는 아니었습니다.” “정말이야?” 문득 숨통이 탁 트이며 성준수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찾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 비서를 찾아내.” 사흘 내내 응급처치받은 진초연은 부드러운 아침 햇살 속에서 눈을 떴다. “언니, 드디어 깨어났네. 흑흑!” 진유정이 무사한 것을 보고 진초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뒤늦게 침대 주변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삼촌이 가장 먼저 나서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망할 놈, 감히 진씨 가문의 실세에게 손대다니.” 그러고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진초연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너도 참, 규칙도 사람이 만든 거야. 억울한 일을 당했으면 말해야지. 내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일 났을 거야. 너는 서울에서 가장 귀한 후계자야.” “죄송해요, 삼촌. 저는 단지 가문의 규칙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남자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너는 너무 고집이 세.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하려 들잖아. 네 아빠랑 똑같아.” 진초연의 아빠는 서울 제일의 권력자였지만 원수에게 암살당해 죽었다. 죽기 직전 그는 아내와 딸을 빼곡하게 날아드는 총알 속에서 지켜내며 어린 진초연을 살렸다. 진초연은 쓰라린 마음에 눈앞이 저절로 흐려졌다. “네, 삼촌. 이제 더는 고집 부리지 않을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상처가 다 나았을 무렵 진씨 가문에서는 성준수의 생일 파티 초대장을 받았다. 그날, 에메랄드빛 페라리가 파티장 정문 앞에 우아하게 멈춰 섰다. 스포트라이트 아래 진초연은 평소 비서로 지내며 입었던 반듯하고 수수한 옷차림을 벗어던지고 고급 맞춤 드레스를 입은 채 우아한 몸매를 강조했으며 손짓과 걸음걸이 하나하나에서 고귀하고 우아한 기품이 느껴졌다. “저건 누구야? 정말 아름답네. 어느 집안 아가씨인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워.” 이때 성지영의 친구들이 갑자기 비웃음을 터뜨렸다. “누구인가 했더니, 성지영 곁에서 비굴하게 차나 따르던 비서였구나.” “도대체 누가 눈이 멀어서 이런 수준 떨어지는 사람을 초대했지?” “맞아, 파티에서 싸구려 냄새가 나네. 빨리 쫓아내.” 모든 이의 시선이 진초연에게 집중되며 경멸의 빛을 띠었다. 하지만 눈치 빠른 한 명이 그녀의 머리 위에 빛나는 보석 왕관을 포착했다. “잠깐, 저건... 조세핀 사파이어잖아! 서울 최고의 실세만이 소유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럼 저 여자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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