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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김연희가 차디찬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아주 초라해 보였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썼으나 집사들의 손아귀는 쇠로 만든 팔 같았기에 그녀를 바닥에 꿰매놓은 듯 미동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전생의 기억과 세상을 꿰뚫는 혜안으로 이 세상에 발을 들인 뒤 그녀는 줄곧 거침없이 살아왔기에 이런 모욕을 감내한 일이 없었다! “할머니!” 김연희의 눈빛에 증오가 뚜렷이 스쳤다. “강씨 가문 딸은 간사한 자입니다. 손녀가 어찌 그르다 하시옵니까!” “그런 여인네를 들이면 집안을 기울이는 화근이 될 뿐입니다. 손녀가 한 모든 일은 오직 후부를 위함이옵니다!” “기도만 올리시고 인심은 묻지 않으신단 말씀이옵니까?” 그 말이 끝나자 박순영은 숨이 넘어갈 듯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악질이다, 이 못된 것!” 그녀는 김연정의 부축을 받아 겨우 몸을 가누며 김연희를 다시 쳐다보았는데 눈엔 더는 애정이나 자랑스러움이라곤 남아 있지 않았다. “네가 후부에 들어온 뒤로 단 한 번도 규방의 덕을 지키려 하지 않고 장사판을 어지럽히는 데만 정신이 팔렸었지. 시골에서 자란 딱한 처지라 너그러이 보아주었고 네가 김씨 상단을 세웠을 때조차 입 한번 열지 않았지 않느냐?” “경성의 모든 부원군 가문을 두루 살펴보거라. 어느 집안이 자제들에게 드러내놓고 장사질을 하게 두는 줄 아느냐? 천민이나 하는 생업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은 귀한 집안에선 금기다. 겉으론 평온해도 부유한 집안은 뒷전에서 이익을 챙기는 법이지 백성들과 다투지 않는다!” “내 생각엔 네가 잠시 새로움에 취한 줄 알고 언젠가는 마음을 다잡아 좋은 혼처를 만나 시집가리라 믿었었다.” “섭정왕부의 측실이 될 수 있었고 전하의 총애까지 받은 건 다 네 운이며 복이다.!” “헌데 이 오만한 태도는 무엇이더냐. 온 경성이 김씨 성으로 바뀐 줄 아느냐, 아니면 천하가 이미 네 것이라도 된 듯싶으냐?” “김씨 가문의 여식이라면 마땅히 그에 걸맞은 도량과 품위를 갖춰야 할 터인데 그저 입놀림에 능한 강씨 가문 딸을 향해 날을 세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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