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진우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여미주의 말에 그는 긴 침묵에 빠졌다.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가 다시 한번 귀청을 때렸다.
진우진이 창밖을 내다보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가희 천둥 치면서 비가 내리는 날씨에 대한 트라우마가 매우 심해. 심하면 쇼크까지 올 수 있어서 내가 꼭 가봐야 해.”
그 말에 여미주가 피식 웃었다.
“당신 의사도 아닌데 가서 뭐 해? 저승사자가 데려가겠다는 사람을 당신이 붙잡고 안 놔줄 수 있어?”
진우진은 그녀의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어떻게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어?”
이 말을 남기고 나가려 했다.
여미주는 날카로운 뭔가가 심장을 쿡 찌른 것 같았다. 아랫배의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내가 매정하다고?’
문가희가 아픈 척할 때마다 진우진은 의심 한번 없이 계속 믿어줬다.
여미주는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대체 그녀가 그의 마음속에 얼마나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기에 이렇게 망설임 없이 믿어주고 지켜주는 것일까?
“진우진.”
여미주가 그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만약 내가 가지 말라고 하면?”
그는 대답 없이 단호하게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당신이 포레스트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는 순간 우리 둘 사이는 완전히 끝이야.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진우진이 발걸음을 멈췄다.
창밖에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실내의 공기가 답답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아랫배를 감싸 쥔 채 핏기없는 얼굴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여미주를 쳐다봤다.
결국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뜻을 따랐다.
“알았어. 안 가고 옆에 있어 줄게.”
여미주는 그를 말 없이 바라보았다. 지난 3년 동안 그녀를 버리고 문가희에게 달려간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번에는 정말 여미주를 선택한 걸까?
그녀는 진우진도, 자신도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진우진은 그녀의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해준 다음 잠들도록 다독였다. 그가 잠옷을 갈아입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꾹 참고 묻지 않았다.
밤이 깊었고 정적이 흘렀다.
천둥소리가 너무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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