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그런데 내가 손 안 대니까 함주원 일행이 내려오는 소리를 듣고선 혼자서 바닥에 넘어지는 쇼를 한 거지.”
여미주가 피식 웃었다.
“내가 너의 진짜 사랑이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야. 날 괴롭히려고, 진우진의 친구들이 날 따돌리게 하려고 이렇게까지 공들이다니.”
“언니, 진짜 오해예요.”
문가희가 가슴 쪽을 가린 채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난 여름엔 원래 이렇게 헐렁하고 얇은 셔츠만 입어요. 집에 있을 땐 늘 이랬다고요. 일부러 오해하게 하려고 그런 거 전혀 아닌데...”
함주원이 나서서 한마디 했다.
“난 가희 씨를 믿어요. 여미주는 속에 꿍꿍이만 가득하고 비열한 인간이에요.”
여미주는 그들과 말을 섞기 싫었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기에 여미주가 뭐라 설명하든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럼 경찰 부르죠. 난 쟤가 든 컵도 건드리지 않았어요.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는 경찰의 판단에 맡기죠.”
문가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다 아는 사람들인데 경찰을 왜 불러요? 이러다 집안 망신만 당해요. 됐어요. 내가 조심하지 않아서 넘어진 거니까 언니는 사과 안 해도 돼요.”
지민아가 문가희를 감싸고 돌았다.
“우리 가희는 착해서 사소한 일을 따지지도 않는데 꼭 경찰까지 불러야겠어? 사과 한번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여미주가 코웃음을 쳤다.
“어렵지 않다면 네가 먼저 나한테 사과할래? 잘못했다고 세 번만 크게 말해봐.”
“미쳤어?”
말로 여미주를 당해낼 수 없었던 지민아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함주원이 여미주의 앞으로 다가갔다. 188cm인 그가 내려다보니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느껴졌다.
“사과해요. 가희 씨가 용서할 때까지. 안 하면 후회할 겁니다.”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문가희를 괴롭히는 걸 가장 참지 못했다.
10년 동안 태권도를 했기에 뺨 한 대만 맞아도 여미주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이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진우진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기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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