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저 닉네임 너무...’
그는 귓불이 약간 빨개진 채 여미주의 휴대폰 화면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여미주는 그의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챘지만 얼마 전 복수심에 진우진의 휴대폰 닉네임을 수치스럽게 바꿔 놓았다는 사실을 잊고 물었다.
“누군데요?”
배석우는 화면을 가리며 말했다.
“진우진 씨에요.”
“끊어요.”
여미주는 미소를 거두고 차갑게 말한 뒤 다시 활짝 웃으며 지석주와 잔을 부딪쳤다.
“끊어요.”
야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배석우의 고귀한 옷차림과 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벨 소리는 계속 울렸고 휴대폰은 그의 손안에서 진동하다가 곧 조용해졌다.
잠시 후, 두 번째 전화가 다시 걸려 왔고 여전히 진우진이었다.
그녀가 받지 않으면 끝까지 걸어대겠다는 기세였다.
진우진의 서울에서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가 마음만 먹으면 여미주의 위치 정도는 바로 알아낼 수 있었다. 단순히 전화를 안 받는다고 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배석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여미주 대신 전화받기로 했다.
“진우진 씨, 무슨 일 있어요?”
전화기 너머에서 진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화받았는데 남자의 목소리가 들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듯했다.
“진우진 씨?”
배석우가 다시 한번 불렀다.
야시장은 소음이 심해 그는 그쪽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골목길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걸으면서 말했다.
“저희는 지금 9번째 거리의 야시장 꼬치구이 포장마차에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저쪽에서 남자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과 미주랑 단둘이 있어요?”
“아니요. 미주 씨의 다른 친구 두 명도 있어요. 미주 씨는 오늘 기분이 매우...”
진우진은 그의 쓸데없는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는지 말을 끊었다.
“전화 바꿔줘요.”
“좋아요. 끊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요.”
배석우는 자리로 돌아와 휴대폰 수화기를 여미주의 귓가에 가져다 대며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
“미주 씨, 진우진 씨가 할 말이 있대요.”
주변은 지나치게 시끄러웠다.
게다가 여미주는 맥주를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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