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몸 주인인 강소희는 김태하를 좋아했기 때문에 김은서의 비아냥거림에도 아무 말 하지 않았었다.
몸 주인의 기억 속에 김은서는 그녀를 새언니라고 부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강소희라고 부르지 않으면 그저 뚱보라고 불렀었다. 더 심한 경우에는 그녀의 앞에서 돼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강소희는 예전의 강소희가 아니다. 김태하와 진짜 부부가 되었고 김은서가 예전처럼 버릇없이 굴면서 자신을 난처하게 만든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냥 이름 불러요.”
강소희가 먼저 말했고 반응하기도 전에 김은서가 순순히 강소희의 이름을 불렀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오늘 강소희는 왠지 모르게 달라 보였다.
마음이 불쾌했던 김은서는 강소희를 조롱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김태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름을 불러도 되고 새언니라고 불러도 돼.”
진짜 부부가 되었으니 강소희는 이제 그의 여자였고 여동생이 새언니라고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김은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오빠의 진지한 표정을 본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뚱뚱하고 못생긴 강소희를 보면 오빠가 이 여자에게 꼬드김을 당하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술에 취해 이렇게 못생긴 여자와 잤을까?
입을 벌렸지만 끝내 새언니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강소희는 김은서의 붉어진 볼을 보면서 이런 사소한 일로 따지고 싶지 않았다.
새언니라고 부르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녀 또한 김은서의 새언니가 되고 싶지 않았으니까.
소설 속에서 김씨 가문에는 몸 주인인 강소희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김은서는 몸 주인을 더 싫어했다. 그러나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과는 꽤 잘 지냈었다.
남녀 주인공의 사이가 좋아진 데는 김은서의 공이 컸다.
“얼른 가서 짐 싸는 거 도와줘요.”
강소희의 말에 두 사람도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가서 짐을 싸는 걸 돕겠다는 건 그냥 해본 말이었다.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마을로 유배를 당하다시피 쫓겨 온 것이었다. 그러니 짐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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