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김태하가 손을 뻗어 찌푸리고 있던 그녀의 미간을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입을 열었다.
“병원비 걱정은 하지 마. 돌아가서 부모님께 편지 쓸 거야. 경운시로 돌아가면 집 한 채를 팔아서 돈을 보내달라고.”
두 사람이 가까이 있지 않았다면 강소희는 자신이 꿈꾸고 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김태하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몸 주인인 강소희라면 두 번째로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강준호일 것이다.
그 당시 강준호의 협박이 없었다면 김태하가 뚱뚱한 여자와 결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강준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집안의 재산을 팔겠다고 하다니...
한동안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충격과 의혹이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김태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날 못 믿겠어?”
강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남자의 깊은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난 당신이 아빠를 많이 미워하는 줄 알았어요.”
똑똑한 김태하가 어찌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
3년 전, 강준호가 그에게 강소희와 결혼하라고 강요하지만 않았다면 평생 눈앞의 사람들과 엮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태하는 뚱뚱한 여자가 자신의 아내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지금도 그 당시의 일을 생각하면 강준호에 대해 원망이 차올랐다.
그러나 강소희와 그는 이미 진짜 부부 관계였고 강준호도 이젠 그한테는 진정한 장인어른이었다. 사위로서 장인어른한테 효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김태하는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 지난 일이잖아.”
그 말을 하면서 김태하는 강소희의 눈을 쳐다보지 않았다.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응어리가 맺혀있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말이 나온 김에 강소희도 마음속의 걱정을 털어놓았다.
집을 파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었고 시부님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마땅한 구매자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을 팔기 위해 집을 싸게 내놓는 것은 현명하지 않았다. 김태하가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강소희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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