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어머, 강씨네 그 뚱뚱한 계집애가 이제 자전거까지 타고 다니네.”
“그러게 말이야. 원래는 하방 온 불쌍한 놈이랑 엮였다 싶었는데, 이젠 완전히 팔자 고쳤어.”
같은 마을에 사는 터라, 누가 어떤 형편인지 모를 리 없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강씨 집안에서 자전거를 살 리 없으니, 분명 사위 김태하가 사준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새 자전거를 구경했다.
살 능력은 없어도 보는 건 공짜였으니까. 그들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훑어보았고 슬쩍 손으로 만져 보기도 했다.
“야, 이거 진짜 좋네!”
“소희야, 이거 네 남편이 사준 거지?”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그녀 입에서 확인하고 싶은 눈치였다.
강소희는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태하 씨가 사줬어요.”
그 순간,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온갖 덕담이 터져 나왔다.
“복 받았다.”
“좋은 남편 만났어.”
속으로는 질투에 이가 갈려도 겉으로는 웃는 체 할 수밖에 없었다.
허미경 또한 사위가 집에 삼륜자전거까지 사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라움도 잠시, 이내 얼굴 가득 기쁨이 번졌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꾸만 만지작거리자 허미경이 얼른 앞으로 나서서 태연스레 말을 돌리며 손에 든 걸레로 번쩍거리는 자전거를 닦아냈다.
“부부 인연이라는 게 다 하늘이 맺어주는 거 아니겠어요.”
그 말에 여기저기 손을 대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손을 거두었다. 속으론 씩씩거리며 ‘치사하다’ 욕했지만 겉으로야 내색할 수 없었다.
여인네들의 속은 이미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무슨 인연 타령이람. 사실 따지고 보면 강준호가 뻔뻔하게 태하가 자기네 닭 한 마리 잡았다고 트집 잡아, 끝내 사위로 만든 거잖아.’
마을 사람들 눈에는 강소희가 천운을 붙잡은 것이었고 김태하는 팔자 사나운 불운을 떠안은 꼴이었다.
잠시 기웃거리던 이들도 흥이 다한 듯 하나둘 발길을 돌렸다.
집에 식구들만 남자, 허미경이 그제야 딸을 붙잡았다.
“이 자전거 얼마야? 태하가 산다는데, 왜 안 말렸어? 곧 경운시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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