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결국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건, 허겁지겁 자리를 떠나는 송하은의 뒷모습이었다.
“하은아, 너 이게 무슨 일이니?”
송하은을 본 주화영은 급히 다가갔다.
“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먼저 가볼게요.”
짧은 인사를 남기고는 송하은은 그대로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그 목소리에 이상한 기색이 섞여 있음을 눈치챈 주화영은 몇 걸음 뒤쫓아갔지만 나이 든 그녀가 젊은 송하은의 걸음을 따라잡기엔 무리였고 상대가 일부러 잡히지 않으려 마음먹은 이상, 더더욱 불가능했다.
분명 김태하가 방금 전 했던 말이 그녀에게 큰 충격이 된 것이다.
송하은은 아직도 김태하를 좋아하고 있었고 그래서 더더욱 위축되었는지도 몰랐다.
‘혹여 강소희, 그 뚱뚱한 여자가 태하 오빠가 했던 말을 알게 된다면 어깨에 힘 잔뜩 주고 얼마나 비웃을까. 안 돼, 그런 꼴은 죽어도 못 봐.’
송하은은 절대 그런 식으로 자존심 구기고 싶지 않았다.
결국 송하은을 붙잡지 못한 주화영은 룸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따져 묻기로 했다.
아무 일도 없던 자리에서 도대체 왜 그 아가씨가 그토록 서둘러 자리를 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송하은은 마치 큰 상처라도 입은 사람처럼 감정이 상한 얼굴이었다.
“김태하, 너 그 하은이한테 대체 무슨 말 했어? 걔가 왜 그렇게 서둘러 가버린 거야? 게다가 표정도 좀 이상하던데. 너, 이렇게 큰 남자가 왜 그렇게 다정하지 못해. 그 아가씨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생각해 봤어?”
질문이 쏟아졌고 주화영의 눈빛엔 분명 걱정과 함께 서운함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김태하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송하은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건 알지만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어머니인 주화영 때문이었다.
“엄마, 나랑 소희는 이제 부부예요. 그러니 앞으로는 제발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말아요. 그리고 다른 여자랑 나를 엮으려는 생각도 이제 그만하시고요.”
김태하는 짧고 단호하게 아까 송하은이 고백했던 일까지 덤덤히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으며 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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