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집에 데려다줄게요.”
“기사님은요?”
서하영이 물었다.
현관에 다다른 임도윤은 그녀의 질문에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설명했다.
“마침 가는 길이예요.”
서하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차가 임씨 가문에서 나오며 임도윤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내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네, 아주 좋아요.”
서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잠시 망설이며 덧붙였다.
“서브 침실의 흰색 침대 시트를 다른 색으로 바꿔도 될까요?”
“물론이죠. 그 방은 머무는 동안 온전히 하영 씨 것이니 마음대로 꾸며도 좋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 대신 도우미 비용은 제가 반반 부담할게요.”
서하영은 이사 온 후에야 이틀에 한 번씩, 오후 세 시마다 도우미가 와서 청소를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임도윤은 차분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하영 씨가 살지 않아도 도우미는 필요하니까요. 그냥 방 임대 혜택이라고 생각하세요.”
서하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속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임도윤은 정말 가는 길이었던 듯 그녀를 윈드 별장 앞에 내려주고는 올라갈 생각은 전혀 없다는 듯 곧장 떠났다.
서하영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온라인으로 침구 세트를 몇 개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본 뒤 별장과 똑같은 소파 의자와 책장을 하나 더 들여놓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시간 대부분은 요리 연습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일주일은 금세 지나갔다.
이번 주 토요일은 방씨 가문 할머니의 팔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었다. 서하영은 임주현의 수업을 마친 후 곧장 잔치에 참석할 생각이었다.
잔치는 복해로 별장 단지 안에 있는 3층 대저택에서 열렸다. 아홉 시가 되자 별장 주차장은 고급 차들로 가득 찼고 로비 역시 손님들로 북적였다.
할머니의 기쁨을 위해 2층은 전통적인 팔순 잔치 공간으로 꾸며 손님들이 할머니께 축하 인사를 올릴 수 있게 했다. 1층은 젊은 세대를 배려해 유럽식 파티장으로 꾸며놓아 음악과 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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