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가요.”
임도윤이 손을 내밀었다.
그의 큰 키가 조명을 가리며 작은 공간은 순간 어둠에 덮였다. 그 덕에 그의 완벽한 옆모습은 더 또렷하게 드러났고 온화하면서도 담담한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때 연회장에는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졌고 서하영의 심장도 박자에 맞춰 쿵쾅거렸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머리는 멍했고 심장은 더 빠르게 뛰는 듯했다.
조금 전 그녀에게 춤을 신청했던 남자는 임도윤을 알아보고는 멋쩍게 인사만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서하영은 임도윤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비틀거리며 그를 따라 밖으로 나서던 중, 두 걸음도 채 가지 않아 하이힐이 삐끗하며 몸이 그의 어깨에 부딪혔다.
임도윤은 곧바로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그녀를 들어 올려 안정적인 걸음으로 밖으로 향했다.
그 순간, 신연미가 고개를 들다가 이 장면을 보고는 약간 부러운 듯 동료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임 대표님은 조카를 엄청 아끼시네.”
...
별장을 벗어나자마자 서하영은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임도윤의 팔에 얼굴을 묻었다. 얌전한 고양이처럼 조용히 그 품에 파묻혔다.
명지훈은 차 문을 열고 기다리며 잠시 그녀의 얼굴을 힐끗 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임도윤은 그녀를 뒷좌석에 태우고 반대쪽 문으로 돌아와 차에 올랐다. 곧 시동이 걸렸고 차는 어두운 저녁노을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서하영은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워 눈을 감았다. 그제야 자신이 정말 취했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차 안에 앉자 현기증이 더 뚜렷하게 밀려왔다.
임도윤은 그녀가 눈에 띄게 미간을 찌푸리는 걸 보고 물었다.
“불편해요?”
서하영은 눈을 감은 채 애교 섞인 콧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네.”
“기댈래요?”
남자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서하영은 천천히 눈을 떠 어둠 속에서 그의 눈과 마주쳤다. 늘 냉담하기만 했던 얼굴이 오늘따라 다정해 보였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몸을 가운데로 옮겨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만의 향기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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