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1층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문틈을 타 끊임없이 흘러들었고 방 안은 희미한 불빛 아래 고요하기만 했다. 서하영은 남자의 숨소리를 또렷하게 들으며 순간 온몸에 피가 솟구쳐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등 뒤로 닿은 벽은 차가웠으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차가움과 뜨거움이 교차하자 정신이 아득해지고 숨쉬기조차 벅차올랐다.
남자는 마침내 멈춰섰지만 벽에 짚은 손을 거두지 않은 채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기쁨과 분노가 뒤섞여 쉽게 분간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삼촌이라고 잘만 부르네요?”
서하영은 얕게 숨을 몰아쉬었다. 예상대로 그의 뒤끝은 남아 있었다.
그가 화가 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담담히 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할아버지가 곤경에 처했을 땐 지름길이 있으면 굳이 강한 척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남자는 낮게 웃는 듯했지만 목소리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왜 심민우를 찾지 않았어요?”
서하영은 그의 옷자락을 손가락으로 살짝 꼬집으며 대답했다.
“그 사람이 고의로 그런 거 못 보셨어요? 심민우 씨는 저한테 복수하고 있는 거예요.”
“알면서 왜 함께 왔어요?”
“그 사람한테 빚진 게 있어요.”
임도윤은 시선을 내려 그림 같은 눈매를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이용진 일 때문이에요?”
서하영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말이 끝나자 곧 깨달았다. 그날 밤 블루 시티에서 실수로 전화를 걸었던 일을 그는 이미 조사했을 것이다.
임도윤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용진 같은 사람들은 잡혀가도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거예요. 경찰도 하영 씨를 조사할 수 없을 거고. 그러니까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가 이미 자신을 위해 뒷수습을 해두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서하영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따뜻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남자는 다시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심민우와는 거리를 둬요. 다른 사람과 파트너를 공유하는 취미는 없거든요.”
순간 서하영은 멍해졌다. 방금 전의 따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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