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서하영은 신발을 갈아신고는 손을 흔들었다.
“도윤 씨, 저는 이만 가볼게요. 주현아, 다음에 또 보자.”
임주현은 서하영과 인사하고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삼촌, 곧 아빠 생신이잖아요. 제가 고른 선물이 어떤지 봐주세요.”
임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올라가 있어. 조금 있다가 올라갈게.”
“빨리 와야 해요.”
임주현은 한소윤을 힐끗 쳐다보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임도윤은 거실로 걸어가면서 물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요?”
한소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도윤 씨, 서하영과 임주현이 너무 친하게 지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임도윤은 소파에 앉아서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죠?”
한소윤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당연히 그러면 안 되죠. 예전에 셋째 삼촌 댁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과외 선생님은 한승준을 꼬드겨서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대요. 셋째 삼촌한테 발각된 후에 해고당했고요. 정규적인 과외 회사에서도 과외 선생님과 학생이 친하게 지내는 걸 금지한대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죠.”
임도윤은 차분하게 말했다.
“서하영 씨는 알아서 잘할 거예요.”
한소윤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아까 주현이 서하영을 감싸고 도는 것을 봤어요? 순진하게 생겼다고 해서 믿으면 안 돼요.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아요?”
임도윤은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러든 말든 한소윤 씨와 무슨 상관이죠?”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차갑게 웃었다.
“저랑 상관없는 일이지만 눈에 보이는 걸 어떡해요? 도윤 씨, 설마 그 여자애를 좋아하는 거예요? 구미진을 좋아했었잖아요.”
임도윤은 주먹을 꽉 쥔 채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할 일이 없으면 다른 가문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봉사라도 하세요. 앞으로 내 허락 없이는 이 집에 들어오지 못할 거예요.”
말을 마친 그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한소윤은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구미진에 관한 말을 꺼내지 말아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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