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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강아름이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올라선 후 임원 그룹은 점점 고통스러워졌다. 그들은 단순히 차를 가져다주고 물을 따라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주머니를 털어가며 그들의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까지 챙겨야 했다. 임우진은 주주들의 투자 철회 문제로 정신없이 바빴다. 임원 그룹은 결국 이 사람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지만 그가 경영진과 사이가 틀어진 후 원래 협력하던 업체들이 하나둘씩 투자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임우진은 체면을 중시했다. 그는 더 이상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 겨우 오늘 한 협력사가 만나주기로 했고 대화가 한창 무르익을 때 협력사가 갑자기 물었다. “임 대표님, 오늘 혼자 오셨나요? 사모님은요?” 임우진은 잠시 놀란 뒤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왔습니다.” “몸이 안 좋나요? 예전에 우리와 협력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여자 혼자인데 온 사람들이 술을 마셨고 결국 사람들에게 부축되어 나갔어요. 잘 챙겨야 합니다.” 협력사의 말에 임우진은 잠시 멍해졌다. 그때의 회식이 떠올랐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상권의 큰손들이었고 당시 젊은 임우진은 기세가 등등했다. 남에게 낮은 자세를 보이고 싶지 않아 많은 기회를 놓쳤다. 그 후 한 회사가 먼저 투자하겠다고 연락해 와서야 그는 돈을 마련해 임원 그룹을 세울 수 있었다. 그 회사가 바로 지금 눈앞의 협력사였다. 그러므로 그 회식은 그가 뛰어나서 혹은 선견지명이 있어서가 아니라 송지안이 과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녀가 도와준 덕분에 임원 그룹이 생긴 것이었다. 임우진의 머릿속에 갑자기 송지안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깊은 눈동자와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많은 것을 희생했었다. 그런데 자신은 그녀한테 그러지 못했다. 임우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침묵하며 식당을 나섰다. 집에 돌아와서는 침대에 쓰러졌다. 눈이 충혈되고 온몸이 불타듯 뜨거웠다. 오늘 해성시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 “송지안...” 임우진은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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