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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진 의사는 코 위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대표님.” “말하세요.” 어둠 속에서 마치 연기에 그을린 듯한 거친 목소리가 낮고 무겁게 울렸다. 단 한마디만으로도 진 의사는 긴장하며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 “사모님께서 계단에서 떨어지셨습니다. 온몸에 다수의 타박상과 내출혈이 있었고 가장 심각한 것은 이마에 두 손가락 너비의 상처가 있어 뇌진탕과 오른쪽 아래팔 골절이 동반되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진 의사가 말을 마치자 서재 안의 정적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멀지 않은 그림자 속, 그 거대한 실루엣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깨어났나요?” 강준혁이 물었다. 진 의사가 차분하게 답했다. “아직입니다. 마취가 풀리면 사모님께서 깨어나실 텐데 당분간 많이 힘들어하실 겁니다.” 강준혁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부드러워졌다. “알았어요.” 진 의사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을 한 번 더 살폈지만 바로 나서지는 않았다. “또 뭐가 더 있습니까?” 진 의사는 잠시 망설이다 낮게 말했다. “사모님을 검사하는 도중,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림자 속에서 옷감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덩치 큰 실루엣이 천천히 어둠 속에서 걸어나왔다. 그 압도적이고 당당한 기운에 진 의사의 심장은 무겁게 눌렸다. 강준혁은 진 의사 앞에 서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갈라진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뭔데요?” 진 의사는 뒤쪽 복도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을 이용해 강준혁의 고귀하고 준수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 몇 시간 만에 강준혁의 몰골은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붉게 물든 눈동자가 드러나 있었고 눈빛과 기운 모두 차분하고 금욕적이던 평소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오직 서서히 드러나는 야성적이고 피폐한 기운만이 남아 있었다. 진 의사는 마음을 추스르며 서둘러 말했다. “이번 부상 외에도 사모님 몸에는 오래된 상처들이 다수 재발했습니다. 그래서 더 심각해 보이는 겁니다. 사모님의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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