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안신혜를 바라보는 고준서의 시야에 낀 필터는 몇 미터는 되는 두께인 것 같았다.
안신혜는 겉보기에는 작고 아담한 몸매에 화려하면서도 정교하게 예쁜 얼굴, 전혀 해롭지 않은 인상이었다.
하지만 성격은 지극히 침착하고 독립적이며 단호하고 자제력이 강했다.
‘신혜 씨가 언제 도련님 앞에서 순하고 얌전했던 적이 있다고... 그저 웃기만 해도 온화해 보이고 어느 날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도 얌전하게 보이신 거겠지. 무슨 행동을 하든 도련님의 눈에는 늘 완벽하고 사랑스러웠을 거야.’
처음 고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은 안신혜가 단지 고준수가 우연히 구해온, 하찮은 여자라고 여겼다.
모두들 그녀의 운명은 고준수의 손에 달렸고 그가 뭐라 하면 그녀는 그저 따를 뿐, 감히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5년이 흐른 지금,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이제 고씨 가문에서 모르는 이는 없다.
고준수는 안신혜라는 여인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고씨 가문에서는 차라리 고준수의 노여움을 사는 편이 낫지, 안신혜를 건드려서는 안 되었다.
고준서를 건드렸다 해도 목숨이 붙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안신혜를 건드린다면 반드시 죽음뿐이었다!
그만큼 고준서는 이 여자를,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귀하게 여겼다.
강민우는 바깥사람이라 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도련님 눈에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한 존재, 그건 바로 안신혜였다.
...
고준서는 마음속 불편함을 억누르며 강민우를 데리고 음식을 거부하는 강아름을 보러 갔다.
방에 들어가기 전, 강민우가 또 한 가지를 당부했다.
“도련님, 꼬마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의사 말로는 절대로 자극을 주면 안 되고 감정이 격해져 크게 울거나 소리치게 두면 심장병이 유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강민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고준서가 찌푸린 눈썹으로 물었다.
“발작하면?”
“매우 위험합니다.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강민우의 대답에 고준서가 다시금 미간을 좁히며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방 안.
작은 아이는 소파 구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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