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고준서와 강씨 집안의 교집합이라고 해봤자 강준혁의 형뿐이었다.
애초 고준서도 강씨 본가에 찾아가 소란을 피운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외에는 강준혁도 그가 한밤중에 강준혁의 저택 우경 정원을 강제로 들이닥칠 이유를 떠올릴 수 없었다.
혹시 형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을 마치자 강준혁은 담담한 시선으로 수하들을 훑어보며 모두 물러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씨 가문의 수하들은 강민우 일행을 노려보며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명령을 따라 교전을 멈췄다.
대신 고준서 일행을 경계하며 둘러쌌다.
강준혁이 나타난 뒤부터 고준서의 어두운 눈에는 오직 그 한 사람만이 있었다.
고씨 가문과 강씨 가문은 본래 원한이 깊었고 고준서는 강씨 가문 사람들 모두에게 극도로 좋지 않은 인상이 있었다.
게다가 이제는 안신혜와 강준혁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과 아이 역시 강준혁의 아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여러 차례 혐오가 겹치며 고준서의 눈빛에는 전례 없는 적대심이 일렁였다.
고준서는 강준혁을 똑바로 노려보며 몇 걸음 앞으로 나섰다.
기세가 전혀 뒤지지 않는 채 차가운 웃음과 함께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강준혁 씨, 안에 있는 사람을 내놔요.”
강준혁은 검고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냉랭하게 말했다.
“고준서 씨, 당신도 알겠지만 형은 오랫동안 해외에 있어요. 지금 우경 정원까지 와서 사람을 찾는건 일부러 시비를 거는 건가요?”
두 사람 모두 권세를 쥔 하늘이 내린 귀공자라 할 만한 존재였고 기세 또한 막상막하였다.
지금 이 대치는 마치 숙명적인 라이벌의 맞대결 같았다.
고준서는 그 말을 듣자 내면에서 거친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이를 악물며 낮게 웃었다.
“강준혁 씨, 내가 언제 강연우 씨를 찾으러 왔다고 했나요? 신혜를 내게 돌려줘요.”
신혜라는 호칭에 원래 냉담하던 강준혁의 얼굴이 단숨에 어둡게 가라앉았다.
깊은 검은색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하며 고준서를 매섭게 응시했다.
고준서가 안신혜를 찾으러 왔다는 사실에 강준혁은 속으로 놀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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