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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차에서 막 내린 강준혁에게 곧이어 눈망울을 반짝이며 달려온 아이가 그의 다리에 와락 안기며 밝게 외쳤다. “아빠! 이모는 왔어요?” 동글동글한 얼굴에는 기대와 기쁨이 한껏 물들어 있었고 두 팔로 그를 꼭 끌어안은 아이의 웃음은 순수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강준혁은 딸아이의 해맑은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묵묵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 아이는 그의 품에서 몸을 떼고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차 안을 이리저리 살피며 조심스레 고개를 쏙 들이밀었다. 하지만 앞좌석도 뒷좌석도 텅 비어 있었다. ‘이모가 없어...’ 방금 전까지 환하게 빛나던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굳더니, 눈빛마저 초점을 잃었다. “아빠, 이모는 어디 있어요?” 애타게 묻는 아이의 목소리에 강준혁은 시선을 피한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모는 오늘 안 올 거야.” 순간, 아이의 입이 삐죽거리기 시작했고 금세 그렁그렁 맺힌 눈물방울이 당장이라도 뚝 떨어질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이모, 아직도 화났어요?” 그 모습을 보고 다급해진 양진성이 앞으로 성큼 다가오며 아이를 안아 올리고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부드럽게 달랬다. “그런 거 아니야. 사실 요즘 신혜 이모가 드라마 촬영 중이라서 아주 바쁘시거든. 그래서 시간이 없어서 못 오는 거야.” 하지만 강아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럼 내가 이모 집에 가서 기다리면 안 돼요? 이제 이모랑 같이 살아도 되잖아요...” 그 말에 양진성은 잠시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잇지 못한 채 허공을 바라보다 겨우 입을 뗐다. “그, 그게 말이지...” 그러나 이미 아이의 눈동자에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의 불빛은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고 이내 작은 어깨가 축 처지더니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모는 역시 나랑 같이 살기 싫구나...” 강준혁은 그런 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었지만 안신혜에 대한 아이의 깊은 애정이 집착으로 번질까 두려운 마음에 선뜻 다가가지 못한 채 잠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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