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안재희는 분노로 달아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가 이내 그 손을 떼어내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뺨이 상기된 채, 그녀의 눈동자는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안신혜, 오늘은 네게 진짜 무서운 맛이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주마!”
순간, 그 기세에 압도된 권 대표가 다급히 정신을 수습하고 그녀 앞을 막아섰다. 눈앞의 두 여인은 모두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될 인물들이었고 이대로 일이 커져 난투극이라도 벌어진다면 그는 그 자리에서 모든 걸 잃을 수도 있었다.
“안재희 씨, 제발 진정하세요! 이러면 안 됩니다!”
그러나 안재희는 이성을 잃은 듯 그의 제지를 무시하고 그대로 밀쳐냈다. 그녀의 손끝에서 밀려난 권 대표는 중심을 잃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그 목덜미에는 그녀의 손톱자국이 붉게 남아 뜨끔한 통증에 숨을 들이켰다.
안재희의 분노는 이미 도를 넘고 있었다. 그녀는 안신혜를 노려보다 못해 날이 바짝 선 하이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곁에 있던 강아름을 향해 망설임 없는 발길질을 하려 들었다.
“이 애송이 같은 게, 꺼지지 못해?”
그 순간, 안신혜의 입꼬리가 차갑게 올라갔다.
“애 손끝 하나라도 건드려 봐. 여기서 살아서 못 나갈 줄 알아.”
평소라면 폭력적인 대응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그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자신의 아이처럼 소중히 여기는 아름이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녀의 전신은 순식간에 용맹으로 불타올랐고 작고 여린 몸에서는 믿을 수 없는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신속하게 아름이를 품에 안은 안신혜는 곧장 송하영에게 아이를 조심스레 건네주었고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안재희에게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이번엔 네가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알려주지. 너 같은 건 귀싸대기를 몇 번은 더 맞아야 겨우 제정신 차릴 테니까.”
“이게 미쳤나!”
고함을 지르며 안재희가 곧장 덤벼들었지만 힘의 차이는 명확했다. 안신혜는 한 손으로 그녀의 팔을 휘감아 돌려세운 뒤, 가볍게 중심을 무너뜨렸고 그 순간 안재희는 균형을 잃고 바닥에 처참하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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