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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차주한은 순간 멍해지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불안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래?” 옆에 있던 안신혜의 눈동자에는 서늘한 기운이 번지더니 곧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며 대답했다. “차 대표님, 대표님한테 한 말은 아니었어요.” 그녀의 시선이 옮겨간 곳은 술잔이 놓인 쟁반을 들고 자리를 뜨려던 ‘도우미’의 등이었다. “저 사람에게 말한 거랍니다.” 그러자 차주한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고 손에 든 술잔을 꼭 움켜쥔 채, 한층 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신혜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는 이미 자신의 눈빛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발걸음을 떼려던 ‘도우미’ 역시 그대로 멈췄고 꼼짝도 못한 채,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서 있었다. 안신혜는 차주한을 한번 바라본 뒤, 다시 ‘도우미’에게 시선을 돌렸다. 사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짙은 혐오감이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이런 더러운 수법을 쓰는 사람, 그 사람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내가 아직도 이런 허접한 수법에 속을 줄 아나?’ 안신혜는 태연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송씨 가문에서는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접하나요? 샴페인에 먼지가 묻은 것도 모르셨어요? 새 걸로 바꿔주시죠.” 그 말에 차주한의 표정은 조금 누그러졌지만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왜 굳이 새 잔을 달라는 거지? 뭔가 눈치챈 건가?’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행여나 들킬까 봐 얼른 외쳤다. “못 들었어? 어서 새 걸로 가져와!” ‘도우미’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안신혜 앞으로 다가왔고 쟁반을 들어 올리며 새 잔을 내밀었다. 그리고 안신혜는 차주한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고는 손에 든 잔을 쟁반 위에 올려두려고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그녀는 손에 힘을 풀린 척 샴페인 한 잔을 그대로 ‘도우미’의 머리 위로 부어버렸다. 쨍그랑! 곧이어 잔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며 큰 소리를 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도우미’의 어깨가 덜덜 떨렸고 비록 두 손으로 쟁반을 꼭 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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