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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손씨 가문 뒷마당 오솔길은 오랫동안 손이 닿지 않아 잡초가 무성했다. “스읍...” 손아윤의 맨다리 종아리는 가시에 긁혀 여러 군데가 찢어졌다. 치맛자락도 걷는 동안 날카로운 가시에 걸려 천 조각이 한 줄기 뜯겨 나갔다. 손아윤은 최주원이 찾아와 흔적을 발견할까 봐 겁이 났다. 손가락이 가시에 찔려 피가 배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돌아 뜯겨 나온 천 조각을 잡아당겨 떼어 낸 뒤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너무 급하게 넣느라,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묻은 레이스 장식 한 가닥이 미끄러져 떨어진 줄도 몰랐다. 철제 대문은 야생처럼 자라난 덩굴에 완전히 뒤덮여 있었고, 몇 년째 손을 못 본 탓에 자물쇠는 장식이나 다름없었다. 쾅, 쾅! 손아윤은 옆에 있던 마른 나뭇가지를 지렛대 삼아 힘껏 두 번 비틀어 올렸다. 자물쇠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풀렸다. 마지막으로 살짝 잡아당기자, 문과 자물쇠가 분리됐다. 끼이익. 녹슨 경첩이 묵직한 소리를 냈다. 순찰하던 경비가 소리를 듣고 손전등을 들고 다가왔다. “거기 누구야?” ‘망했다.’ 손아윤은 문틈으로 몸을 밀어 넣은 뒤, 허둥지둥 옆의 관목 숲으로 숨었다. 그때 발이 쉬고 있던 새끼 고양이의 꼬리를 밟아 버렸다. “야옹.” 고양이는 울부짖으며 달아났다. “봄만 되면 들고양이가 늘어서, 사람 성가시게 하네!” 다행히 경비는 끝내 가까이 오지 않았다. 손전등으로 멀리서 한 번 휘둘러 사람 그림자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하품을 하며 돌아갔다. 손아윤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경비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걸 확신한 뒤에야 조심스레 밖으로 나왔다. 경비가 떠난 방향으로 조금 걷다가, 곧 샛길로 빠져 집의 남서쪽 구역으로 향했다. 그쪽에는 측문이 하나 있었다. 여덟 살 때, 부모님이 그녀가 뒷마당의 꽃밭으로 바로 갈 수 있게 따로 뚫어 준 문이었다. 아직도 지문 잠금장치였다. 지난번에는 이쪽으로 오지 않았기에, 자신의 지문이 손허웅네 가족에게 삭제됐는지 확신이 없었다. 삑, 삑삑. 찰칵. 열렸다. 손아윤은 문을 밀고 들어가자마자 곧장 다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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