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최주원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팔짱을 낀 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아가씨,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양순자는 손아윤의 손에서 프라이팬을 빼앗아 든 후 곧바로 설거지를 시작했다.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러 온 거예요?”
손아윤은 자기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그를 보더니 맛보라는 듯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당신 입맛에 맞는지 맛 좀 봐봐요.”
최주원은 젓가락 대신 손아윤의 손을 덥석 잡고는 품에 끌어안은 후 그녀와 얼굴을 맞댔다.
“요리는 잡채가 다야?”
“하나 더 있어요.”
손아윤은 그렇게 말하며 키친타월에 감싸져 있는 무언가를 가리켰다.
“뭔데?”
“갈치요.”
최주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거로 해.”
“왜요?”
“갈치 맛없어.”
“...네?”
사흘에 한 번꼴로 식탁에 갈치구이가 오르는데 맛이 없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갈치 맛없다고.”
하지만 최주원은 진심이라는 듯 다시 한번 확실하게 말했다.
“갈치가 왜 맛이 없어요? 여태 잘만 먹어놓고.”
물론 갈치구이가 오르면 결국에는 그녀 혼자 다 먹긴 하지만 최주원도 매번 몇 점은 먹었었다.
“오늘 갈치 상태가 영 별로야.”
“뭔 헛소리예요?”
손아윤은 최주원의 품에서 나오며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말했다.
“늘 사던 곳에서 산 거예요.”
‘갑자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갈치가 맛이 없긴 왜 없... 잠깐만, 설마...?’
“혹시 말이에요. 내가 한 갈치 요리가 맛없다는 소리예요?”
“콜록콜록!”
최주원은 갑자기 사레들린 듯 기침을 하더니 이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아까 잡채 한 거 맛보라고 했지? 어디 봐봐.”
“말 돌리지 말고요!”
손아윤은 최주원의 앞을 가로막고는 다시 한번 확실하게 물었다.
“갈치가 자체가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한 갈치 요리가 맛이 없다고 한 거죠! 그쵸!”
‘기가 막혀! 내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으면서 왜 멋대로 평가해?’
최주원은 침을 한번 꼴깍 삼킨 후 그녀의 두 눈을 마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원래 물고기 요리는 불 조절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