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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민성희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어릴 때랑 똑같이 장난기 넘치네.” “그 사람이 자꾸 저를 괴롭히잖아요. 저도 감정을 풀 데가 필요하죠.” 손아윤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손씨 가문 자손은 억울한 걸 못 참거든요.” 말을 마친 손아윤은 계단을 내려와 스마트 잠금장치가 달린 문 앞에 섰다. 지문 인식 장치가 달린 것을 보고 손가락을 하나씩 차례로 대 보았다. “삑, 오류입니다!” 기계 경보음이 여러 번 울렸다. “작은엄마는 안 되나요?” 풀이 죽은 손아윤이 민성희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민성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 맞다. 최 대표 비서가 지난번에 왔을 때 네 방에 금고를 하나 설치해 놨다고 하더라.” ‘금고?’ 민성희의 말에 손아윤의 눈빛이 반짝였다. ‘혹시... 스카비아?’ 하지만 곧 최주원이 그렇게 착할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나중에 보고요. 먼저 다락방이 어떻게 수리됐는지 보러 가요.” 비밀 기지는 이제 더 이상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손아윤은 아쉬운 듯 한 번 뒤돌아본 뒤 민성희를 따라갔다. 다락방 문을 여는 순간, 완전히 새로워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손아윤은 담담한 표정으로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민성희가 옆에서 말했다. “사진이 없어서 똑같이 복원할 수는 없었어. 그때 비서 말로는 최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하더라.” “그 사람이 그렇게 바쁜데 이걸 직접 디자인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 비서 말 믿느니 수탉이 알 낳는 걸 믿겠네요.” 손아윤은 수납장을 열어 안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확인했다. 원래 있던 책들은 화재로 모두 타 버렸고 지금 있는 것들은 복사본처럼 보였지만 종이와 잉크 상태를 보니 정품 같기도 했다. “전부 절판된 아동 도서인데 어떻게 구한 거지?” “최 대표는 돈으로 안 되는 게 없잖아. 이런 걸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겠지.” 민성희는 손아윤 뒤에 놓인 소파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아윤아, 최 대표가 너한테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니라고는 했지만 내가 보기엔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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