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심씨 일가의 양녀?”
제이슨이 솔직하게 물었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한 제이슨의 반응에 임다인의 얼굴에 미묘한 기쁨이 스쳤다.
‘내가 그 정도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나?’
“네.”
임다인은 수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전 제이슨 씨를 정말 존경해요. 항상 뵙고 싶었는데 너무 바쁘셔서 제 제안을 못 보신 것 같아 이렇게 직접 찾아오게 됐어요.”
“그쪽 제안이 그렇게 대단한 건가요?”
제이슨의 말투는 차가웠다.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듯 그는 손을 뻗어 목걸이를 빼앗듯 낚아챘다.
그리고 심하윤에게는 부드럽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먼저 가요.”
“그래.”
심하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임다인을 쳐다보지 않았다. 마치 그 자리에 아무도 없다는 듯 투명한 존재로 취급했다.
그 태도에 임다인의 분노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특히 제이슨이 심하윤을 신사적으로 감싸는 모습이 더욱 화를 치밀게 했다.
‘남자 하나 꼬시는 것 말고 뭘 할 줄 안다고 제이슨 같은 남자가 저렇게 잘해주는 거야?’
그러나 이내 임다인의 입가엔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조용히 자리를 떠나 도영 그룹으로 향했다.
겨우 도강우를 만났지만 그의 반응은 싸늘했다.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그녀를 외면했다.
임다인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 질투를 감추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우야, 오늘 호텔 연회장에 갔다가 하윤 언니를 봤어.”
“호텔?”
도강우는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임다인은 입술을 꾹 깨물며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눈빛에 말을 이었다.
“계속해.”
또다시 한숨을 내쉰 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언니한테 너무 화내지 마. 내가 걱정돼서 제이슨 씨한테 내 주문을 일부러 거절하게 만든 것 같아.”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당황한 척했다.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냥 내가 헛소리를 한 걸로 생각해 줘.”
그러곤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삭제하려는 시늉을 했다.
“이것도 그냥 실수로 찍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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