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심하윤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은 제이슨은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윤 씨, 성해 그룹 유 이사님의 부인과 얘기를 나눴는데요, 하윤 씨 디자인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60억 원에 맞춤 목걸이를 주문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60억?”
심하윤은 낮게 중얼거리며 코웃음을 쳤다.
“성해 그룹이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하지만 유 이사 지분이 고작 5%야. 그런 사람이 60억짜리 목걸이를 부인에게 사준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제이슨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
자세히 확인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에 분노와 혼란이 뒤섞여 밀려왔다.
“제가 실수한 걸까요?”
평소와는 달리 덩치 큰 제이슨이 그 순간만큼은 마치 도움을 구하는 아이처럼 보였다.
심하윤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네 잘못 아니야. 그쪽에서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던 거지.”
성해 그룹과 도영 그룹은 오래전부터 긴밀하게 협력해 온 사이였다.
이번 일의 배후가 누군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제이슨은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 이사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주문을 취소했다.
한편, 또다시 거절당한 임다인은 제이슨이 귀국 비행기까지 취소하고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주저 없이 그를 찾아갔다.
그 시각, 호텔 안에서는 심하윤과 제이슨이 다가오는 패션 위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작업실은 이미 전시 자격을 얻었고 이제 남은 건 실력으로 증명하는 일뿐이었다.
제이슨은 여러 언어로 보석상들과 유창하게 대화하는 심하윤을 감탄스럽게 바라봤다.
에이미가 A급 디자이너 반열에 오른 건 단순한 디자인 실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폭넓은 인맥과 뛰어난 언어 능력까지 갖춘 마치 살아 있는 AI 같았다.
그런 인물이 심씨 집안에서는 외면당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야기를 마친 그녀에게 제이슨이 감탄 어린 말투로 말했다.
“선생님, 정말 대단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