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기정훈은 성시완이 심하윤을 부축하고 있는 모습에 잠시 놀란 눈빛을 보였다가 곧 평정을 되찾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위자료로 20억을 제시하셨고 이혼 협의서에 서명을 서둘러 주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좋아요.”
심하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며 기정훈에게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럼 서둘러 이혼 협의서 준비해 주세요. 내일 바로 이혼하는 게 좋겠어요.”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는 이혼 숙려 기간은 생각만 해도 이미 충분히 끔찍했다.
심하윤이 예상 밖으로 담담하게 승낙하자 기정훈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동시에 불길한 예감이 스며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가연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정말 다행이야, 드디어 우리 유니가 그 인간쓰레기에게서 벗어나는구나. 오늘 집에 가서 축하 파티라도 해야겠는데?”
기성훈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걱정이 밀려 들어왔다.
‘대표님 큰일 난 것 같은데?’
해동 빌리지로 돌아온 심하윤은 아무 말 없이 방안에 틀어밖혀서는 나오려 하지 않았다.
성시완이 몇 번이고 문을 두드렸지만 심하윤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성시완은 부모님에게 심하윤의 이혼 소식을 신나게 말하고 있는 성가연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가연아, 이건 하윤이의 사생활이야. 함부로 떠들지 마.”
“그럴 수는 없지!”
성가연은 오빠를 향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오빠가 그러니까 우리 유니를 놓친 거야. 이럴 때일수록 확실히 이혼을 서두르게 해야지. 두 사람이 이혼하면 유니의 미래 배우자는 오빠가 되는 거잖아.”
성시완은 황당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러지 성가연은 다시 전화기 너머 어머니에게 외쳤다.
“엄마, 내 말 맞지? 오빠가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난 지금쯤 이미 이모가 됐을지도 몰라.”
어머니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시완아, 가연이 말이 맞다. 너도 이제는 진지하게 노력해야 해. 하윤이가 이혼하고 나서도 네가 잡지 못한다면 그건 네 무능력 탓이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