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유니야, 쟤 너무 없어 보이지 않아? 아예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예전에 미국에서 봤던 졸부보다 더 천박해 보여.” “뭐라고?” 심유준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성가연은 오히려 그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심유준은 눈을 부릅뜨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분노에 찬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대체 뭐가 그렇게 우스운 건지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전히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성가연을 심유준을 향해 불쾌한 시선을 보냈다. 성가연은 허리에 손을 얹고 고개를 살짝 치켜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심유준, 잘 들어. 이 해동 빌리지는 내 구역이야. 그리고 유니 옆에는 대단한 분이 지켜주고 계시거든. 너 더 이상 헛소리하면 그분이 널 잡아가 버릴지도 몰라.” 심유준은 비웃듯 말했다. “대단한 분? 웃기고 있네. 너희 같은 멍청이들만 그런 시답지 않은 소리에 넘어가지. 비키지 않으면 내가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흥!” 성가연은 다시 코웃음을 치며 심유준을 노려보았다. 곁에 서 있던 손수희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유준아, 가끔은 네가 정말 심하윤이랑 친남매가 맞는지 의심스러워. 하윤이는 이렇게 똑똑한데 넌 왜 이렇게 생각이 없니. 네 형보다도 못 한 것 같아.” 손수희는 심유준을 향해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에 심유준의 얼굴엔 억울함이 번졌다. 결국 그는 그 분노를 고스란히 심하윤에게 돌렸다. “수희 아주머니, 심하윤 이 년이 태어난 뒤로 우리 집안에 제대로 된 일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아주머니도 괜히 편들지 마세요.” 손수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쏘아보았다. 그 시선에 심유준은 몸이 떨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키고는 날이 선 고양이처럼 눈을 크게 뜨고 손수희를 쳐다봤다. 손수희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넌 예나 지금이나 쓸모없긴 마찬가지구나. 당장 나가. 더 이상 날 화나게 하지 말고.” 심유준의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유를 다시 떠올리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