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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우혁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 도강우는 전날 심하윤의 사망 증명서를 받아든 뒤로 줄곧 그 상태였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감정도 숨결도 닫아버린 조각상 같았다. ‘누가 봐도... 아직 하윤 씨가 마음에 남아 있잖아.’ 우혁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괜찮아?” 도강우는 짧게 숨을 들이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우혁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분명히 의심이 담겨 있었다. 마치 거짓말을 꿰뚫어보려는 듯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아무리 아니라 해도 이젠 받아들여야 해. 하윤 씨... 정말 죽었어. 임다인이 네 걱정 많이 하더라. 한번 만나볼래?” “안 만나.” 도강우의 대답은 너무도 빠르고 단호했다. 마치 몸이 먼저 반응한 것처럼 생각보다 마음이 더 앞서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는 문득 심하윤을 떠올렸다. 임다인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더더욱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생각에 도강우의 눈빛이 다시 멍해졌다. 우혁은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그의 어깨를 꽉 잡고 흔들었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아직도 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도영 그룹이 무너지길 바라는 거야?” 도강우는 그 손을 천천히 밀어내고는 말없이 창문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마치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심하윤이 죽었는데... 왜 하나도 기쁘지가 않지.” 한때는 그렇게까지 그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도강우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을 이었다. “우린 전부 속은 거야. 성시완 씨랑 하윤이... 그렇게 가까웠잖아. 분명 뭔가 숨기고 있어.” 그가 여전히 믿으려 하지 않자 우혁은 짧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궜다. “내일이... 하윤 씨 화장하는 날이야. 못 믿겠으면 직접 가서 봐.” ‘화장’이라는 말. 그 단어가 유독 낯설게 그리고 잔인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도강우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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