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이미 정신을 차린 심유준은 손수희의 말에 담긴 뜻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손수희의 시선을 피하며 변명하듯 말했다.
“예전에 하윤이가 다인이를 괴롭혔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믿었어요.”
“네가 보기엔 하윤이가 정말 다인이를 괴롭혔을 것 같아?”
심유준은 입술을 꾹 깨물며 침묵했다.
그 조용한 대답은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는 고백과도 같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가연은 속이 뒤틀리는 듯 불쾌함을 느꼈다.
그녀는 손수희 곁으로 다가가 팔짱을 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수희 아주머니, 이 녀석은 진짜 쓰레기예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역겨워요. 쫓아내도 되죠?”
손수희는 웃으며 성가연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하윤이 편들고 싶은 거 다 안다. 네 말대로 하자. 세상엔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그런 사람을 굳이 상대할 필요는 없지.”
손수희의 말이 끝나자 경호원들이 다가와 심유준을 거칠게 끌어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심유준은 당황하여 발버둥 치며 소리쳤다.
“잠깐만요! 저 하윤이 친오빠예요! 저한테 이러면 안 되죠!”
그러자 성가연이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헛소리 한마디만 더 하면 냄새나는 양말로 네 입 틀어막아 버릴 거야.”
그 말에 심유준은 결국 입을 다물었고 그대로 해동 빌리지 밖으로 쫓겨났다.
차 안에서 심지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다가온 심유준은 허리를 짚고 형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윤이를 아예 못 만났어.”
심지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보다가 곧 시선을 돌렸다.
“그럴 줄 알았어. 대신 뭐라도 알아낸 건 있어?”
손수희의 말이 머리를 스친 심유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심지후는 말없이 차 문을 열어 동생을 태웠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잠시 후, 차가 집 방향이 아닌 길로 접어들자 심유준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형, 집에 안 가는 거야?”
심지후는 서류를 넘기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집에 가면 아버지가 널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회사로 가자. 너랑 할 얘기가 있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