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제이슨은 점점 더 억울해져서 울 것 같은 얼굴로 심하윤을 바라봤다. “하윤 씨는 저를 그냥 도구로만 써먹으려는 거예요? 저한테 애정 같은 건 1도 없네요...” 심하윤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얌전히 가서 네 역할이나 해. 난 네 능력을 믿어. 넌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제이슨은 투덜거리면서도 마지못해 사무실을 나섰다. 뒤늦게 나가는 그를 힐끔 바라본 심하윤은 곧장 몇 통의 전화를 더 돌렸다. 이왕 판 벌인 거 제대로 연극을 해야 했다. ‘이번 기회에 임윤희를 감옥으로 보내버릴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녀가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계획을 정리하며 흐뭇해하던 참에 성가연이 씩씩대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심하윤은 손에 쥔 루빅큐브를 내려놓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성가연은 팔짱을 낀 채 소파에 털썩 앉아 고개를 돌려버렸다. 입이 삐죽 나온 걸 보니 삐진 것 같았다. ‘내가 뭘 잘못했나? 오늘 처음 보는 건데 왜 벌써 화가 나 있는 거야?’ 심하윤은 잠시 갸웃하다가 성가연의 옆에 가서 나란히 앉았고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 “우리 공주님, 무슨 일이야? 누가 감히 우리 가연이를 속상하게 했어?” 그 부드러운 말투에 성가연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표정에 억울함이 뚝뚝 묻어났다. “유니야!” 심하윤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아 곧장 성가연을 꼭 안아줬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속상해해?” “또 그놈의 우혁 씨 때문이야! 실험실에 이상한 실험 몇 개 가져와선 우리 오빠더러 해보라고 하잖아. 딱 봐도 너랑 오빠 못 만나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도강우 씨한테 기회 주려고! 그래서 내가 바로 가서 따졌는데 우리 오빠가 오히려 나한테 뭐라고 하면서 우혁 씨의 편을 들었어. 내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아하, 그거 때문이었구나.’ 심하윤은 그 이야기를 듣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가연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시완이가 나한테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