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심지후는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래. 그때 하윤이가 그렇게 아팠는데, 정말 그런 상태로 파티 같은 걸 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바로 전날 밤에 하윤이 아이의 심장 박동이 멈췄어요. 심 대표님은 그런 몸으로 사람이 그런 짓까지 할 수 있다고 보세요?”
성시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지후는 벌떡 일어섰다. 그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고 바닥만 응시한 채 말했다.
“전 일이 있어서 이만 갈게요.”
그렇게 말을 내뱉고는 마치 도망치듯 후다닥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심하윤은 한숨을 쉬며 가슴속 묵은 감정을 털어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성시완을 향해 진심을 담아 말했다.
“고마워. 솔직히 너 아니었으면 저 인간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성시완은 그녀의 이마를 톡 하고 튕겼다. 그의 눈빛엔 안쓰러움과 애틋함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널 건드리는데 내가 가만히 있겠어? 앞으로는 바보처럼 당하지 마. 그냥 맞고만 있으면 그 사람들은 계속 널 밟고 올라갈 거야.”
심하윤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이젠 안 그래. 두 번 다시 안 당해.”
그녀는 더 이상 심씨 일가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미련도 없었다. 그러니 이제는 끝까지 맞설 일만 남았다.
심지후는 재단을 빠져나오자마자 곧장 회사로 달려갔다. 그리고 급하게 심유준을 호출했다.
마지못해 나타난 심유준은 소파에 툭 앉더니 형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형, 나 왜 불렀어? 지금 다인이 선물 사러 가는 길이었단 말이야.”
“또 선물이야?”
심지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심유준은 눈치도 못 챈 채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인이가 상처받았는데 당연히 챙겨줘야지. 그 정도는 해야 남자지.”
“걔가 뭐로 상처받았는데?”
성시완의 말이 다시 머릿속을 스쳤고 심지후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다.
문득 등골이 서늘해진 심유준이 고개를 들어 형을 바라봤다. 심지후의 눈에서 짙은 냉기가 흘렀다.
“형, 왜 그렇게 무섭게 쳐다봐? 난 그냥 다인이 주려고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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