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남자?”
도강우의 어두운 눈빛을 보자 심하윤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그 웃음도 잠깐, 그녀는 갑자기 도강우의 손목을 잡더니 그대로 꽉 물어버렸다.
“읏!”
도강우는 깜짝 놀라 손을 놓고 뒷걸음질 쳤다.
“강우야, 괜찮아?”
임다인이 다급하게 달려와 물었고 도강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눈빛은 점점 더 불만으로 물들었다.
“너 알렉스랑 무슨 사이야?”
심하윤은 시선을 돌려 임다인이 도강우의 팔에 걸쳐 놓은 손을 힐끗 봤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우리가 무슨 사이든 너한테 보고할 필요는 없잖아?”
그 말에 임다인의 눈빛이 순간 환하게 빛났다. 그러더니 이내 비웃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바보 같긴. 자기가 직접 강우를 밀어내네.’
임다인은 곧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들어 한없이 불쌍한 표정으로 도강우를 바라봤다.
“강우야, 언니한테 너무 화내지 마. 언니가 좀 외로운가 봐... 그냥 누가 곁에 있었으면 했던 거겠지.”
“입 좀 닥쳐줄래?”
심하윤은 딱 잘라 말을 끊었고 그녀의 말투에 짜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도강우를 쳐다봤다.
‘이상하네. 도강우라면 자기 첫사랑을 위해 분명히 날 몰아세우고 임다인을 데리고 나갔을 텐데? 내가 너무 약하게 나왔나?’
심하윤은 다시 눈을 굴리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
“아, 시끄럽기는. 닭 울음소리보다 더 시끄럽네?”
‘뭐? 지금 날 닭이라고 한 거야?’
임다인의 눈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난 언니가 날 그렇게 싫어하는 줄 몰랐어... 내가 강우랑 같이 있어서 그런 거지? 그럼 나 먼저 나갈게.”
임다인은 울먹이며 말하고는 도강우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도강우의 시선은 여전히 심하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임다인은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순식간에 눈빛이 날카롭게 바뀌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다시 미소를 지었다.
“맞다, 언니. 들었어? 알렉스 씨가 원래 여자를 잘 안 만난다던데, 언니가 처음이네? 정말 대단해!”
“에이, 난 너만큼은 아니지. 난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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