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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당연히 안 되지!” 심하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고개를 든 그녀는 흐려진 시야로 도강우를 노려보며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 원한다면...” 이혼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도강우는 그녀를 훅 놓아버렸다. 그는 허리를 곧게 펴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도와줬더니 감사하다는 말은 못 할망정 배은망덕하네. 심하윤, 누가 그렇게 가르치어?” 심하윤은 콧방귀를 뀌듯 짧게 웃더니 머리를 넘기며 담담히 말했다. “어떤 쓰레기한테 배운 건지... 눈앞에 살아있는 교과서가 있어서 금방 익혔지 뭐야.” ‘나한테 하는 소리인가? 내가 심하윤한테 무슨 큰 잘못이라도 했나?’ 그녀에게 물으려던 순간 그녀는 벌써 자리를 뜨고 있었다. 그때 막 한 고객과 대화를 끝낸 성가연은 멀리서 도강우와 심하윤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무엇보다도 심하윤의 눈가가 붉게 물든 걸 보자 그녀는 급히 달려왔다. “유니, 도강우가 또 너 괴롭혔어?” “아니야.” 심하윤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부드럽게 답했다. 성가연이 계속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가볍게 성가연의 손등을 두드렸다. “진짜 괜찮아. 조금 있으면 주 사장님이 우리 보러 올 텐데 이런 얼굴로 있으면 웃음거리밖에 안 돼.” 하지만 성가연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한 눈치였다. 계속 힐끔거리던 성가연을 보다 못한 심하윤은 결국 그녀를 이끌고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러 갔다. 한편 막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던 임다인은 심하윤이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걸 목격하고 다가가려 했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먼저 심하윤에게 다가갔다. ‘우혁?’ 임다인의 눈에 의심이 스쳤다. 그녀는 곧 도강우의 위치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도강우 역시 심하윤 쪽을 보고 있었다. ‘혹시 우혁도 심하윤에게 관심이 생긴 건가?’ 무언가 떠오른 듯 임다인의 입가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잘하면 이 상황을 이용할 수도 있겠는걸?’ 아직 자신이 이용당할 줄은 모르는 우혁은 심하윤 앞으로 다가가 부드러운 미소로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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